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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달의 연인'이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일까.
이 드라마가 가장 크게 남긴 건 최고의 하드캐리 쇼를 보여준 이준기의 존재감이다. 영화 '왕의 남자' 속 공길이라는 일생일대 캐릭터를 만나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드라마 '일지매' '밤을 걷는 선비' '조선총잡이' 등을 거치며 유일무이한 사극 장인이 됐다. '달의 연인' 속 4황자 왕소는 그간 이준기가 연기해온 캐릭터들의 색채를 다 모은 듯한 따뜻하면서도 상처가 깊은, 그 안에는 욕망도 내재되어 있는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이준기는 자기 옷을 입은 듯 모든 감정의 변화 과정을 미묘한 눈빛 변화, 대사의 떨림, 핏줄 하나까지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달의 연인'의 인기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이에 탄력을 받아서인지'달의 연인'은 사드 위협 속에서도 중국 최대 동영상 사이트에서 20억 뷰를 달성했고, 아시아 뿐 아니라 북미권 등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준기는 최근 웨이보 한류스타 영향력 전체 순위 4위, 배우 중에는 1위를 차지하는 등 전 아시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 원래부터 사극에 두각을 드러내던 그였지만, '달의 연인'을 통해 또 한번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고 유일무이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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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쉬움 또한 많다. 혹자는 아직은 연기가 미숙한 이지은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지만 그가 핵심 문제는 아니었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가장 충족시키지 못한 부분은 초반 편집과 몇몇 배우들의 자연스럽지 못한 연기, 그리고 20부 내내 흐르던 연출적인 문제다.
150억 원의 거대 자본을 투입해 100% 사전제작한 작품임에도 완성도 면에서 기대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세트는 허술했고 보조 출연자마저 부족해 초반 홍보했던 대로 방대한 스케일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매끄럽지 못한 편집도 아쉬웠다. 단순히 화려한 영상미와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 자본이 갖추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시청자들의 입맛에 맞는 드라마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gina1004@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