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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공효진→신민아→배두나, N세대 모델 언니들의 반가운 귀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2-06 14:4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N세대 모델들이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1990년 후반에는 전형적인 미인형의 배우들보다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마스크와 깡마른 늘씬한 몸매로 무장한 모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시기다. 김민희 김효진 공효진 이요원 신민아 배두나 등이 바로 이 시기 발굴된 스타들이다. 한동안 브라운관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이들이 최근 다시 한번 시청자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스타트는 공효진이 끊었다. 공효진은 중학교 3학년 때 호주 브리즈번으로 유학을 떠났다 귀국한 뒤 모델 에이전시에 등록, 모델 활동을 펼치다 연기자로 전향한 케이스다.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과시하며 시청자에게 신뢰를 쌓았는데 지난해 하반기 방영된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에서는 표나리 역을 맡아 명불허전 '공블리'의 매력을 뽐냈다.

표나리는 얼핏 보기엔 어장관리 양다리녀로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공효진은 특유의 자연스럽고 능청스러운 톤으로 표나리를 설득력 있는 현실 여성으로 변신시켰다. 백마 탄 왕자님과 보호해주고 싶은 남자 사이, 즉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며 그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표나리의 심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해내며 판타지와 공감대를 동시에 심어준 것이다. 이에 공효진은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로맨틱 코미디 부문 여자 최우수상 트로피를 거머쥐기도 했다.


공효진의 바통은 신민아가 이어받았다. 신민아는 중학교 2학년 때인 1998년 패션잡지 키키 전속모델로 발탁돼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CF퀸에 등극했고,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은 배우다.

그런 신민아가 지난 3일 첫 방송된 tvN 금토극 '내일 그대와'로 2년 여만의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내일 그대와'는 시간여행자 유소준(이제훈)와 그의 아내 송마린(신민아)의 타임슬립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최근 찬반론이 일고 있는 100% 사전제작 드라마인데다 마르고 닳도록 지켜봤던 타임슬립물이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첫 방송 이후의 반응은 일단 호의적인 분위기다.

작품은 3%대의 시청률을 유지했으며 특히 신민아의 연기 변신에 대한 호평이 많다. 신민아는 이제까지의 사랑스럽고 발랄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감정선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자신을 무시하는 친구의 멱살을 잡고, 술에 만취한채 진상을 부리다 다음날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대책없이 망가지다가도 연하남 유소준의 등장에 부끄러워 발을 동동 거리고 결혼 후에는 꽃순이라 불러달라며 애교를 부리는 등 특유의 러블리한 매력을 뽐냈다.


그런가하면 '밥순이'의 그늘에 갇힌 캐릭터의 아픔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역 배우의 삶을 살았고 어쩌다 보니 인기를 얻게된 것 뿐인데 철이 들기도 전에 연기를 못한다며 내쳐진 것도 모자라 사람들과 가족에게 무시 당하는 송마린의 억울한 분노와 원망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연민을 자아냈다. 이와 같이 자연스러운 신민아의 연기에 시청자도 '얼빼똑(얼굴 빼고 나와 똑같다)'이라며 공감표를 보내고 있다.


신민아에 이어 배두나도 출격한다. 배두나는 1998년 압구정 거리에서 패션모델로 길거리 캐스팅 돼 연예계와 연을 맺은 뒤 독특한 매력을 가진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가 tvN 새 드라마 '비밀의 숲' 출연을 확정했다. 배두나의 드라마 출연은 2010년 MBC '글로리아' 이후 7년 여만의 일이다.

배두나는 극중 긍정적이고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의로운 경찰 한여진 역을 맡았다. 한여진은 경찰대학 출신으로 파출소 근무와 교통계를 거쳐 강력계로 옮긴지 2개월 정도 된 강력계 경위다.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 황시목(조승우)과 처음 만나게 되고 그와 공조해나간다.

배두나는 해외 일정 등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는 가운데 '비밀의 숲' 대본을 받고 작품에 호감을 느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오랜만에 배두나가 선택한 드라마인데다 상대역은 '천의 얼굴' 조승우다. 이성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검사 역의 조승우와 감성파 경찰 배두나의 시너지라니 기대할 수밖에 없다.

'비밀의 숲'은 감정을 잃어버린 검사가 의로운 경찰과 함께 검찰청 내부 비밀을 파헤쳐 진짜 범인을 쫓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100% 사전제작을 목표로 지난 1월 25일 대본 리딩을 시작으로 촬영에 돌입했다. '비밀의 숲'은 조승우 배두나 이경영 이준혁 박진우 윤경호 유재명 신혜선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하며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좋아해' 후속으로 올 상반기 방영될 예정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최근 여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지나치게 한정됐고 드라마든 영화든 남초현상이 심화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가에서도 식상함을 덜 수 있는 여자 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을 속속 출격시키고 있다. N세대 모델 출신 배우들은 모두 개성 강한 비주얼과 연기로 입지를 굳힌데다 범접할 수 없는 패션 센스와 포스까지 갖춰 여성 팬들의 지지도도 높은 편이다. 드라마 주시청층인 여성팬들의 마음을 여러모로 공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의 활약으로 여배우들의 입지가 좀더 넓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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