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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주행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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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와 '김과장'의 첫번째 공통점은 경쟁작에 비해 스타 파워는 조금 밀릴지 몰라도 전 출연진이 탄탄한 연기를 선보이며 몰입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쇼핑왕 루이'의 경우 '파스타'로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서숙향 작가가 집필하고 공효진-조정석-고경표를 캐스팅한 SBS '질투의 화신', 김하늘과 이상윤을 전면에 내세운 KBS2 '공항가는 길'과 맞붙었다. 각 경쟁작이 쟁쟁한 스타들을 내세웠다. 그에 반해 '쇼핑왕 루이'에는 서인국 정도가 팬덤을 거느리긴 했지만, 그마저도 출연작마다 시청률 참패 기록을 이어왔던 상태였다. 당연히 초반 이슈 몰이에서 경쟁작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쇼핑왕 루이'는 오대환 윤상현 등 막강한 연기 내공을 갖춘 베테랑 조연들의 서포트에 힘입어 선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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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두 드라마 모두 소위 말하는 '연기 구멍' 없이 모든 캐릭터가 제 몫을 톡톡히 해내다 보니 흐름을 끊거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사라져 완성도와 재미를 높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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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와 '김과장' 모두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시작된 작품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쇼핑왕 루이'와 경쟁했던 '질투의 화신'과 '공항가는 길'은 모두 초대형 스타와 제작진이 뭉쳐 이제까지의 로코물, 혹은 멜로물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며 홍보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쇼핑왕 루이'는 공모작 당선작이라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정보가 없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루이(서인국)가 고복실(남지현)을 만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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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시청자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는 홍보 마케팅은 초반 시청자 유입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그것도 작품성이 갖춰졌을 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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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왕 루이'와 '김과장'은 기분 좋은 반전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쇼핑왕 루이'는 기억상실, 재벌 3세와 평범한 여자의 사랑, 집안 재산 다툼 등 한국 드라마의 클리셰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이를 B급 병맛 코드로 유쾌하게 비틀어내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특히 남자주인공인 루이는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멍뭉' 캐릭터로 설정, 이제까지의 로코물과는 사뭇 다른 '동화같은 드라마'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신인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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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드라마의 흥행은 스타 캐스팅이나 스케일에 달린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 완성도 있는 대본, 감각적인 연출이라는 기본기가 갖춰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