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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SBS 사전제작 사극 잔혹사는 이어질까.
SBS 사전제작 사극은 거대한 스케일에도 시청자의 외면을 받았다. 사전제작 사극으로 첫 출발한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는 이준기와 아이유,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엑소) 지수 서현(소녀시대) 등 대세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엉성한 역사적 고증과 배우들의 발연기 논란, 비현실적이다 못해 헛웃음나는 전개로 혹평을 받다 초라하게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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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원작 영화와도 비슷한 흐름이지만 어쩐지 시청자 반응은 차갑다. 시청자들은 구성과 전개부터 배우들의 연기까지, 이 드라마를 '총체적 난국'이라 표현하고 있다. 일단 사극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게 문제다. 아무리 퓨전 사극이라고는 하지만 사극이라면 어느 정도의 무게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주인공들이 현대극 말투와 사극 말투를 섞어 쓰고 세트 또한 중국을 겨냥한 티가 너무 많이 나 정체성이 애매해졌다.
'엽기적인 그녀'의 핵심은 '그녀'다. 아무리 엽기 행각을 벌이더라도 그것이 귀엽고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연기해야 한다. 전지현의 '엽기적인 그녀'도 그랬다. 술에 취해 주사를 부리는 민폐 행각조차 귀엽고 코믹하게 그려내며 뭘해도 사랑스러운 그녀를 완성했고, 그에 힘입어 '엽기적인 그녀'도 살아났다. 하지만 오연서의 '그녀'는 아직 그 레벨에 도달하지 못한 듯하다. 온갖 진상짓을 일삼으면서도 되려 다른 사람을 변태로 몰며 떽떽거리는 모습에 시청자는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눈만 동그랗게 뜨는 오연서의 연기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다. 더한 문제는 이렇게 혹평이 쏟아져도 사전제작 드라마라 쉽게 피드백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드라마팬들의 수준이 높아진 시점에서 '엽기적인 그녀'가 반전의 생존신고를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전작들처럼 혹평 속에 사라질까. '엽기적인 그녀'는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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