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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추창민(52) 감독이 정유정 작가의 인기 소설을 영화화한 것에 대해 "훌륭한 원작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약인 동시에 독이다"고 말했다.
전작 '마파도'(05) '사랑을 놓치다'(06) '그대를 사랑합니다'(10) '광해, 왕이 된 남자'(12) 등을 통해 탁월한 캐릭터 메이킹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추창민 감독은 이번 '7년의 밤' 역시 장르를 불문한 작품성과 뛰어난 미장센으로 3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추창민 감독은 1000만 돌파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 이후 6년 만에 '7년의 밤'으로 스크린 컴백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한국 문단계 획을 그은 정유정 작가의 작품을 영화화한 것 역시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했다.
추창민 감독은 "정유정 작가의 인기 소설인데, 왜 고심을 왜 안 했겠나? 너무 훌륭한 소설이고 나 역시 원작의 팬 중 하나다. 이런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은 약인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일단 '7년의 밤'이 영화화를 결정하고 캐스팅 소식이 전해질 때부터 원작 팬들의 우려를 받았다. 캐스팅 단계부터 원작 팬들의 캐스팅 라인업에서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호응을 얻지 못한다. 또 문학과 영상은 엄연히 다른 장르이지만 장르의 특성상 달라지는 대목을 훼손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원작이라는 가장 좋은 장점이 나로서는 가장 큰 산이었고 단점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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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추창민 감독은 "'7년의 밤'은 시나리오 각색하는 것만으로 2년이 걸린 작품이다. 그 뒤에 캐스팅, 촬영, 편집 등 또 시간이 걸리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모니터를 걸쳤고 각기 다양한 반응이 나와 최종본을 선택하기 어려웠다. 몇몇은 너무 어려운 영화라 '더 쉽게 가자'라는 조언을 해주는 이들도 많았다. 이 영화는 정말 특이하게 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시선으로 보는 작품이었다. 그런 지점이 감독으로서 가장 고민됐던 지점이다. 또 CG와 같은 후반 작업이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작업 중 하나였다. 세령호의 안개를 표현하는데 어려웠고 또 우리 영화 전체를 봤을 때 CG컷만 650컷이 들어갔다. 웬만한 SF 장르만큼 들어간 셈이다. 그러다 보니 개봉이 늦어졌고 또 배급 시기도 고민해 3월 관객을 만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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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각에서는 '영화를 너무 못 만들어 개봉을 못하는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절대 그런 이유로 개봉을 미룬 것은 아니다. '7년의 밤'은 다른 영화와 달리 상업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작품이다. 전작들처럼 상업영화 지점이 확실하게 서면 그에 맞춰서 편집을 빨리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그렇게 만들 수 없었다. 편집하는 게 가장 어려웠던 작품이다. 모니터하면서 어떤 시선과 어떤 기준에 따라 보느냐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렸던 작품이다. 그 결과 여러 버전이 만들어졌고 최종 버전으로 어떤 걸 선택하느냐 결정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말 다양한 버전이 있었다. 감정신이 모두 빠진 버전도 있었고 어떤 인물을 중심으로 두고 가느냐에 따라 다른 버전도 있었다. 더욱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오래 고민했고 그런 이유로 개봉 시기가 늦춰졌다"고 답했다.
추창민 감독은 "영화는 2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와 캐릭터의 사연을 담아 관객에게 설명해야 한다. 변명 같지만 원작의 가장 큰 장점은 주인공이 계속 바뀌는 지점이고 영화는 현실적으로 주인공을 소설처럼 계속해서 바꿀 수가 없다. 분명 원작 팬들은 아쉬운 부분과 불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원작에 대해 애정이 있는 감독이었고 원작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유정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7년의 밤'은 류승룡, 장동건, 송새벽, 고경표,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사랑을 놓치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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