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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열두밤'은 담백한 수채화 같은 '여행 로맨스'를 완성할 수 있을까.
정헌수 PD는 "누구나 한번쯤 갖고있을 설렘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기획할 때에는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여행 관련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대본을 만드는 과정에서 단순히 한 번의 여행이 아니라, 열두밤에서 보여주고 있는 세 번의 여행, 8년의 시간 동안 이뤄질 사랑의 깊이도 다뤄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현재 기획의 모습으로 탄생하게 됐다. 열두밤은 여행지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감정이 단순한 지나가는 감정인지, 지속될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두밤'은 여행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낯선 사람에게 모르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또 감춰뒀던 비밀을 시원하게 쏟고 싶을 때 여행을 떠나 모르는 사람과 만나 누구도 아리 못했던 사소하지만 절절한 이야기를 열두밤이 지나는 여름 날의 여행을 통해 공개한다. 이를 지켜보는 게스트하우스 사장 이백만 역의 장현성은 특히 이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고. 장현성은 "두 젊은이의 각별한 사랑 이야기다.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지만 이 두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의 주인이다. 여행에 관한 이야기다. 저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다. 여행은 떠날 때 좋지만, 돌아올 때 더 좋은 거 아니겠느냐. 다른나라에서 이쪽으로 여행을 오지만, 제 여행에서는 마치 이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것 같은 이야기를 담는다. 개인적으로 영화 데뷔작이 나비라는 작품이었는데 존경하고 사모하는 예수정 선배님, 그 영화 마지막에 함께하게 됐는데 너무 즐거운 작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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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한승연과 신현수는 JTBC '청춘시대' 이후 재회했다. 당시 신현수는 극중 유은재의 남자친구이자 전 남자친구가 된 윤종열 역을 맡아 열연했고, 한승연은 하우스메이트인 정예은으로 출연했던 바 있다. 한승연은 신현수와의 호흡에 대해 "작품으론 두번째고 햇수로는 3년째 현수 씨와 매 여름마다 함께하게 됐다. 열두밤처럼 세 번을 새롭게 만나면서, 만날 때마다 다른 느낌이고. 이번엔 러브라인으로 만나면서 우리는 여름만 3년째 같이 보낸다고 했는데, 가을도 함께하고 패딩도 입고 여러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3년째 같은 작품을 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현수 역시 "이렇기때문에 호흡적 측면에서는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던 거 같다. 이미 알고 있는 배우였고, 생각들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측면이 많았기 때문에 '청춘시대'와 '열두밤'이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한승연과 연기할 때 한승연이란 배우가 작품을 대하는 자세나 대본에 임하는 각오 같은 것들을 빨리 캐치할 수 있어서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서 좋은 호흡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한승연과 호흡에 대해 기대감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배우를 캐스팅한 정헌수 PD의 마음도 남달랐다. 정헌수 PD는 "각각 말씀드리자면 승연 씨는 저희 캐릭터가 뉴욕에서 온 여주인공인데 원래 뉴욕에서 살았어서 제가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영어 대사도 굉장히 많은데 무리없이 너무나 잘 소화를 하셨다. 이번에 한승연 씨가 보여주신 캐릭터의 핵심적 부분은 한승연 씨를 통해 보셨을 표정과 감정이 아니라 조금은 다른 캐릭터,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 청춘들이 갖고 있는 고민을 한몸에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신현수 씨는 캐스팅으로 미팅을 했을 때 손을 보고 반했다. 무용수의 손을 가지고 있다. 대화할 때에도 손을 많이 사용하시는데 무용수 역할을 캐스팅 하는 데 있어서 고민이 많았다. 무용을 배워서 캐릭터를 소화해야 하는지 고민했는데 그때 만난 사람이 신현수였다.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2개월 전부터 무용을 더 열심히 연습했다. 실제로 촬영할 때에도 대역 없이 실제 무용수처럼 연기해주셔서 몰입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제일 주목하는 지점은 세월의 흐름에서 점점 잘생겨진다. 미모가 일취월장하기 때문에 더 잘생겨지는 배우를 볼 수 있을 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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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지나가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한승연은 "가장 고민은 저는 서른 한 살인데 유경이는 스물 다섯에서 시작해서 서른 셋에 끝난다. 한승연이란 사람의 나이는 유경이의 나이의 딱 중간인데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했다. 확실히 보여드릴 수 있는 거는 외적인 거라고 생각해서 옷을 다르게 하고, 꾸미고 덜 꾸미고 차이를 뒀다. 가장 중요한 목소리 톤이나 말투, 시크해졌다가 차가워졌다가도 어리숙해지고 그런 변화들이 대본에 섬세하게 주어지기 때문에 성실하게 맞춰서 다채롭게 해보려고 공부를 했다"며 자신이 했던 고민을 설명했다.
신현수는 또 배역을 표현하기 위해 무용을 배웠다. 신현수는 "현대무용수 역할이기 때문에 현대무용 기초부터 발레, 춤에 대한 기본적 기초를 닦아나갔다. 현대무용 선생님을 만나서 작품에서 표현해야 하는 안무들을 표현하면서 신현수에게는 움직임이나 표현들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도움이 된 거 같고 감사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두밤'은 큰 갈등이 있거나 화려한 삶이 등장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오히려 담백하고 우리네 현실과 맞닿은 인물들이 나오는 드라마인 것. 한승연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얄미운 캐릭터가 아닌, 더 담백하고 현실적인, 오히려 본인의 모습과 더 닮아있는 한유경을 표현하고 신현수 역시 담백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한다. 특히 채널A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기에 시선 역시 쏠리는 것. 정헌수 PD는 "오랜만에 채널A가 선보이는 작품이다. 현장에선 부담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큰 거 같다. 손꼽은 순간이고 기대였다. 그리고 저의 첫 장편 드라마인데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라기 보다는 '열두밤'을 하면서 느낀 정서를 느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저보다 캐릭터를 더 분석하시고 공부하셔서 현장에서도 많이 배우고 대본에 있는 것들 그 이상을 표현해주시기에 걱정할 게 없다. 저는 대본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 여름날의 여행, 사람들이 변하는 과정, 정서를 표현하는 데 1차적 목표를 뒀다"고 말했다.
그러나 JTBC '제3의 매력'과의 유사점도 분명 발견된 것. 세 번의 재회를 하게 되는 남녀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정헌수 PD는 "제3의 매력이란 드라마를 보지 못해 차별점을 짚을 수는 없지만, 저희의 관전포인트는 열두 번의 밤이 담기고 한 회가 하루를 담는다. 동시에 저희 드라마는 3년의 시간을 정확하게 3등분하여 2010년에 4일, 2015년의 4일, 그리고 2018년의 4일을 담고 있다. 시간의 한정성이 분명 다를 거고 차별점이 있을 거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열두밤'이 가진 서울 여행이란 포인트 같다. 이 드라마에서 비춰지는 서울은 일상을 다루는 다른 드라마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보고 있다. 그 부분에서 흔히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터전이지만, 열두밤의 서울은 다르게 보인다. 굉장히 오묘하다. 여행자로의 서울을 보는 재미 또한 현대극들과 다른 차별화 포인트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를 높였다.
장현성은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는 담백한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 전파를 통해 수채화를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큰 모험이다. 저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더라"고 말했다. 예수정 역시 "슬쩍 스쳐지나가 뭔가 잡힌 듯한 기적 같은 여러 만남, 그런 기억들을 긴 시간 동안 젊은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조합해서 어떻게 미래를 조립하는지, 그것이 재밌어 보였다"고 말하며 앞으로 펼쳐질 열두 번의 밤에 대한 기대를 불러모았다. 오는 12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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