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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토크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에 케미의 꽃이 활짝 피었다. 바다를 건너 일본으로 간 김구라, 이동진, 정철, 남창희와 객원노마드로 합류한 류현경은 환상의 호흡으로 이야기의 맛을 높일 뿐 아니라 '덕심'이 만들어낸 의외의 케미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일본 여행에 앞서 공항에서 네 명의 노마드들과 처음 만난 류현경은 일본어를 할 수 있다고 밝히며 "19살 때 일본 영화를 찍었다. 그래서 일본과 연이 있다"고 전했다. 일본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에 놀란 김구라는 "이후에 일본에서 연락 온 일이 있었느냐. 일본 어디서 촬영 했나"고 물었고, 류현경은 "일본에서 콜은 없었다. 촬영은 군산에서 했다"고 솔직하게 말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일본에 도착한 노마드들이 제일 먼저 찾은 장소는 영화 '너의 이름은'의 엔딩 장면을 장식했던 계단이었다.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영화 속 장면과 꼭 닮은 엔딩 계단은 실제 영화 팬들의 성지순례 장소로도 유명한 곳이다.
좋아하는 영화 앞에서 노마드들의 수다는 그칠 줄 몰랐다. 본격적인 길톡이 시작되자 이동진은 '너의 이름은'에 대해 "흔한 소재를 빼어난 감수성 있게 활용한 작품"이라며 "영화의 저류에는 일본이 2011년 대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지 않았느냐. 일본인들의 집단적인 트라우마를 위로하고 싶은 영화"라고 평했다.
이동진은 영화 속 갈라진 혜성이 마을에 불시착하면서 재난이 벌어진 것을 언급하며 "시공간이 과거와 현재로 갈라져 있지 않느냐. 그것을 끊임없이 합치려는 시도로 극복하는 거다. 갈라지고 찢어지고 다친 마음을 치료하고 싶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노마드들은 '너의 이름은' 속 핵심키워드인 '무스비(맺음, 매듭, 운명이라는 뜻으로도 쓰임)' 즉 인연에 대한 생각도 나눴다. 카피라이터 정철은 "인연은 옷깃으로 만든 연이다. 띄운 사람이 끊을 놓지 않는 한 태풍이 불어도 태풍이 불어도 끊어질 수 없는 연이 인연"이라며 "시작은 신의 책임일지 모르지만, 인연의 끝은 내 책임"이라고 정의했다.
"인연이라는 것은 모든 것이 다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혼자가 아닌 것이 '인연'인 것 같다"고 말한 류현경은 노마드들과의 인연을 생각하며 준비한 선물을 건네주었다. 류현경의 선물은 영화 속 중요한 소품 중 하나인 '빨간 끈'이었다.
인연을 이야기하던 도중 특별한 인연이 밝혀졌다. 접점이 없어 보였던 이동진과 류현경이 알고 보니 '서태지 덕후'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했던 것이다. 서태지를 좋아해 연예인이 됐다고 고백한 류현경은 서태지의 솔로 2집 당시 일어났던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그의 팬임을 밝혔다.
이를 들은 이동진은 "저는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한 발 빼고자 했지만, "대단한 팬인 게, 본인 블로그에 서태지 랩하는 걸 올렸더라"는 김구라에 폭로에 결국 서태지 팬임을 인정했다. 갑자기 밝혀진 과거로 인해 진심으로 당황한 이동진이었지만, 이내 서태지의 랩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를 뻔뻔하게 선보면서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서태지 덕후'인 이동진과 류현경은 즉석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 랩을 선보여 현장의 환호성을 터지게 했다. 노래와 표정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이동진과 류현경은 완벽한 호흡으로 환상의 듀엣을 완성시켜 '의외의 케미'를 완성시켰다.
'너의 이름은'을 떠나 두 번째로 찾은 영화 속 명소는 '킬빌'의 모티브가 된 G 식당이었다. 사무라이 영화 속 시장통을 옮겨놓은 듯한 독특한 인테리어와 일본식 음식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은 식당에서 노마드들은 'B급 영화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동진은 'B급 영화는 영화의 질이 떨어져 B급'이라는 오해에 대해 "원래 B급은 제작비와 관련이 있다. A급 영화는 적은 예산과 저렴한 영화 요금으로 마켓팅을 했던 것이 B급 영화였다"며 "요즘 말하는 B급은 제작비 차원이 아니고 정서와 영화가 담고 있는 스타일을 말한다. 특정 타겟팅이 있고, 한편으로는 굉장히 선정적이기도 하고 파격적인 묘사라든지 이야기"라고 말했다.
'킬빌'의 또 다른 볼거리는 화려한 액션신이다. 이동진은 "영화에서 액션은 사실상 안무"라며 "훌륭한 액션은 몸 잘 쓰는 배우들의 잘 연결된 동작"이라고 말했다. 류현경은 최고의 액션배우로 중국 배우 장쯔이를 꼽으며 "액션의 합이 정확하게 보였다. '조폭마누라2'를 촬영하면서 장쯔이가 액션 장면을 소화하는 모습을 실제로 봤는데,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감명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동진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 10편을 만들고 은퇴하기로 했음을 밝히며 은퇴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물었다. 미아자키 하야오, 이준익 감독의 은퇴 번복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김구라는 "은퇴를 선택할 수 있는 건 행복한 거다. 강제 은퇴만 아니면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샀다.
이후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카메론 디아즈의 은퇴가 언급되자 이동진은 서른이 넘은 나이에 '대중들에게 이 모습으로 영원히 기억되고 싶다'며 은퇴한 그레타 가르보와 87세에 은퇴해 늙어서 힘든 모습까지 보여준 캐서린 헵번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를 들은 류현경은 "저는 한 번도 은퇴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다 25~26살을 기점으로 평생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평생 연기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너의 이름은'과 '킬 빌'의 명장면을 탄생시킨 장소로 들어간 토크 노마드들은 영화에 대한 진지한 평론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재미와 유익한 정보들을 동시에 전해주었다. 이뿐 아니라 영화 속 촬영지에서 명장면을 재연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높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강원도와 서울, 그리고 일본까지 여행을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이들의 호흡과 객원 노마드와 펼치는 색다른 케미 또한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한편,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은 국내외 유명한 드라마, 음악, 영화 증의 배경이 된 장소를 찾아 떠나는 로드 토크 버라이어티로 아낌없이 풀어 놓는 고품격 토크로 '힐링 이펙트'를 선사하는 프로그램.
명장면 속으로의 산책을 표방하는 자유로운 감성 충전 로드 토크쇼 '토크 노마드-아낌없이 주도록'은 '진짜사나이300', '나 혼자 산다'로 이어지는 MBC 금요예능존의 첫 스타트를 끊는 프로그램으로, 문화 콘텐츠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노마드들의 깊이 있는 이야기들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MBC '토크 노마드'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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