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완벽한 타인'이 한국 코미디 영화에서는 단 한번도 본 적 없던 신선함으로 관객과 평단을 매료시켰다.
10월 31일 개봉한 '완벽한 타인'(이재규 감독, 필름몬스터 제작)이 개봉 첫날 27만3972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위를 기록한 '보헤미안 랩소디'(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관객수(11만490명)보다 2배가 넘는 수치다. 또한 '완벽한 타인'은 10월 개봉 영화 흥행 1위작인 유해진 주연 '럭키'(누적관객수 697만5571명)의 오프닝 스코어(21만465명)까지 가뿐히 뛰어넘었을 뿐 아니라 올해 개봉한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까지 갈아치웠다.
170억 제작비를 쏟아부은 대작 '창궐'(김성훈 감독)의 순위까지 밀어버린 '완벽한 타인'의 이같은 성과는 입소문에서 시작됐다. 지난 16일 진행된 언론 시사회 이후 평단과 취재진 사이에서 '한국 영화에서 본 적 없던 신선한 코미디'라는 호평이 쏟아졌고, 앞서 진행된 일반 시사회, 프리미어 상영 등에서도 일반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문자, 카톡을 강제로 공개해야 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불허 이야기를 그린 '완벽한 타인'은 런닝타임 내내 한정된 공간에서 최상의 웃음을 끌어낸다.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7명의 인물들이 감춰왔던 비밀이 하나하나 밝혀지고 위기를 맞은 배우들의 압도적인 표정 연기가 클로즈업되어 카메라에 담긴다. 예측을 불허하는 반전이 일어날 때마다 본능에 가깝게 반응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그들의 저녁식사에 집중하게 만든다.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러운 상황에 인물을 몰아넣어놓고 과장된 몸짓과 상스러운 대사로 휘발성 웃음을 자아냈던 최근 몇편의 수준 낮은 한국 코미디 영화와 달리 '완벽한 타인'은 영화를 보는 모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계속 곱씹게 되는 블랙코미디적인 웃음을 자아낸다. 또한 지나치다 싶은 오버스러운 코미디를 영화의 중반부까지 깔아 놓은 후 후반에는 뜬금없는 감동코드와 억지신파로 눈물을 쥐어짜는, 오랜 한국 코미디 영화가 벗어나지 못했던 전형성까지 과감히 탈피했다.
유해진, 이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공하윤, 윤경호 등 오로지 캐릭터와 연기로 자신의 매력을 극대화 하는 배우들의 열연도 영화의 재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특히 부부로 호흡을 맞춘 유해진과 염정아의 뛰어나고 탁월한 연기는 영화 전체를 압도한다. 무뚝뚝하고 보수적인 인물이면서도 밝힐 수 없는 비밀을 가진 변호사 태수 역의 유해진은 기존에 보여줬던 유쾌한 캐릭터와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특유의 찰진 대사 소화력을 통해 웃음을 유발한다.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 역의 염정아는 중반부까지 보수적인 남편과 잘 나가는 친구들 사이에서 기죽은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에서 극 후반 눌려왔던 모든 걸 분출하는 클라이맥스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그야말로 폭발적인 연기력을 보여준다.
신선한 소재와 웃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진 '완벽한 타인'이 만족스러운 스타트에 이어 계속해서 관객몰이에 성공해 비수기 극장가를 꽉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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