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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OCN 수목극 '손 the guest'를 마친 배우 김동욱을 만났다.
'손 the guest'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에 의해 벌어지는 범죄에 맞선 영매와 사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동욱은 극중 윤화평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실 김동욱은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로 천만 배우에 등극, 인생 전성기를 알렸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 뒤 '손 the guest'를 선택한 것은 상당히 의외였다. '손 the guest'는 장르상으로도 전 대중에게 어필할 만한 장르가 아니었고, 방송 시간대도 이제 막 신설된 OCN 수목극 블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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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다. 부담 갖기에는 내가 아직 젊고 어리다. 부담으로 오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아직은 행복하고 좋고 그렇게 느낄 나이이지 않나. 이런 것들에 의해서 다음 작품부터 뭔가 완벽한 걸 보여줘야 하고 해내야 하고 끊임없이 성공하는 모습 보여줘야 하고 이런 부담은 없다. 연기적으로 당연히 모든 작품에서 늘 최고의 연기를 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말을 들으면 산을 하나 넘었구나, 성장했구나 하는 느낌이다. 그런 거에 대한 성취감과 만족감이 든다. 당연히 책임감은 모든 작품에 늘 따른다. 흥행은 우리가 예상할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작품에서 배우로서 연기적인 것이든 작품에 임하는 자세든 그런 것 때문에 작품에 누가 되진 말아야겠다는 다짐은 늘 있다."
김동욱은 '신과함께'에 이어 '손 the guest'까지 흥행시키며 자타공인 '믿고보는 배우' 반열에 올랐다.
"조금 쑥스럽다. 너무 이르지 않나 싶다. 하지만 너무 좋다.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너무 좋다. 최선을 다해야겠다."
주변반응도 확실히 달라졌다.
"분명 바뀐 건 있다. 종방연 할 때 팬분들이 이벤트 준비해주시고 선물도 준비해주셨다. 나를 위한 것도 있지만 작품과 스태프까지 너무 감사하게 챙겨주셨다. 팬분들이 늘어난 건 좀 느꼈다. '신과 함께' '손 the guest'까지 계속 응원하고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생겼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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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생각은 안해봤다. 계속 버티다 보니까 기회가 오는구나. 잘 버텼다는 생각은 스스로 많이 했다. 열심히 버티다 보니 이렇게 기회가 오는구나. '신과 함께' 이전에 작품이 없어서 고민했던 건 아니었다. 잠깐 공백기에 진지하게 연기를 계속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했던 시기다. 매 작품할 때마다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스스로에 대한 고민이다. 계속 연기를 잘하고 싶고 발전하고 성장해야겠다는 고민을 늘 한다. 그런 고민을 하면할수록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게 연기를 잘하는 거고, 어느 정도까지 가야 연기를 잘한다고 내 스스로 인정할지 등등 답도 없고 스스로 복잡했다. 연기하고 고민하고 분석하는 폭이 자꾸 좁아지고 매너리즘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고민도 복합적으로 들었다. 내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한계가 여기까지인건지. 그런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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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마음이 좀 편해졌다. 고민하고 연기적으로 발전하려고 하는 시간 모두가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내 스스로 거기에 지치고 발전적이지 못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고민을 효과적으로 해야하는데 그동안은 맹목적으로 너무 자기 비판과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그것들이 많이 편해졌다. '신과함께' 찍으면서 정우 형 태현이 형 김용화 감독님 등 1년 넘게 찍으며 정말 많은 얘기를 듣고 이분들이 작품을 선택하고 해나가는 과정을 보고 그러면서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구나. 조금 편해졌다. '손 the guest'를 찍으면서도 한계를 깬 부분은 있다. 이전 드라마를 찍으며 스스로 했던 걸 기억해봤다.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라 드라마와 영화는 촬영 여건과 환경이 다를 수밖에 없다. 돌이켜보면 이 환경 속에서 내가 고민하고 해냈던 것들의 폭도 넓어진 것 같고 스스로도 조금 더 자신감이 붙었다. 전에는 자기 확신이 없었다. 늘 매 촬영이 날 극복하는 또 하나의 과제이기도 했다. 이번 드라마는 그렇게 조금은 더 자신감을 갖고 나도 해낼 수 있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게 없었으면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작품이 잘 돼서 마음이 편해진 것도 분명 있다. 자신감이 계속 생기게 되더라."
silk781220@sportschocsun.com, 사진제공=키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