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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싣고' 김병옥 "빚보증으로 부모님 집 날려, 40살까지 용돈받아"

정유나 기자

기사입력 2018-12-21 14:18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배우 김병옥이 어려웠던 과거사를 털어놓는다.

21일 방송되는 KBS1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 몰입도 높은 악역 연기로 이름을 알린 배우 김병옥이 출연한다.

김병옥은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전 18년 동안 무명 생활을 보냈다. 그는 1982년 연극 '리어왕'으로 데뷔해 비중 없는 단역만 맡아 지독한 생활고에 시달렸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어머니에게 용돈을 받아 생활하다 어머니의 권유로 35세에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둔 40대 가장이 되었을 때도 어머니에게 생활비를 받아썼다고 말했다.

힘겨운 무명시절, 김병옥은 "캄캄하고 긴 터널 속을 끝없이 걸어가는 기분"이었다며 비관적인 생각까지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다 생각해 절망감에 낚시터에서 몸을 던졌을 수도 있었겠다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암담한 현실 속 김병옥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것은 김병옥에게 걸려온 한 통의 연락이었다. 김병옥에게 걸려온 연락은 2001년 연극협회에서 주관한 대형 연극 '맥베드'의 연출가 기국서의 메시지였던 것. 기국서는 18년간 연극계에서 아무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병옥을 <맥베드>의 주인공으로 발탁했다. 김병옥은 "아직도 내가 왜 주인공 역할에 캐스팅됐던 건지 모른다"며 동료 배우들의 반대가 심할 정도로 파격적인 캐스팅이었음을 강조했다. 덧붙여 "나에겐 그 연락이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기국서 형님은 나에게 손 내밀어준 은인"이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밝혔다.

한편 김병옥은 2001년 '맥베드'로 생애 첫 주연작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여러 연극의 주연 제의를 받기 시작했다. 단역에서 주연으로 활동영역을 넓힌 김병옥은 영화 '올드보이' 조감독 눈에 띄어 '올드보이'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로 급부상했다. 이후 영화 '친절한 금자씨', '신세계' 등에도 출연하며 명품 조연으로 승승장구했지만 김병옥의 삶은 여전히 순탄치 않았다고 한다. 김병옥은 지인의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결국 부모님의 집까지 팔아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통장에 계속 0원이 찍혔다"며 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배우 인생을 포기하려 할 때 연출가 기국서가 내민 손을 잡고 다시 연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김병옥. 과연 그는 이제껏 전하지 못한 진심을 전할 수 있을지. 그 결과는 12월 21일 금요일 저녁 7시 35분 KBS1 '2018 TV는 사랑을 싣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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