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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아바타'와 다르다!"…'알리타' 디스토피아 속 비주얼의 신세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2-01 08:3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아바타'를 통해 컴퓨터 그래픽의 신세계를 열였던 제임스 카메론 사단의 꿈의 프로젝트 '알리타: 배틀 엔젤'. 섬뜩하리만큼 압도적인 비주얼은 생생히 살았다. 그러나 캐릭터의 매력은 놓치고 말았다.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로사 살라자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이하 '알리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최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일본 만화 '총몽'(키시로 유키토 작가)을 원작으로 한 '알리타'는 2009년 영화계에 3D 혁명이라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온 영화 '아바타'를 완성한 세계적인 거장 감독 제임스 카메론의 '꿈의 프로젝트'로 알려진 작품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수십년전 일찍이 '총몽'의 영화화를 결정했지만 당시 할리우드 특수효과 기술로는 원작의 거대한 세계관과 비주얼을 구현하기에 한계가 있어 제작이 미뤄졌다. 시간이 지나 '아바타'로 큰 성공을 거둔 제임스 카메론은 '씬시티' 시리즈를 만든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고 마침내 초대형 프로젝트 '알리타'가 완성됐다.

CG 기술의 선구자 웨타 디지털 제작진의 오랜 노하우를 쏟아 부어 완성한 '알리타'는 보기만 해도 감탄을 자아낸다. 이전에는 단 한번도 본 적없는 디스토피아적 26세기의 비주얼과 사이보그 캐릭터들이 펼치는 스펙터클한 액션은 단 한 순간도 눈을 뗄수 없게 만든다. 방대한 스케일의 고철도시를 가득 채운 인간들과 기계들의 결합이 주는 압도적인 분위기와 절묘한 조합은 영화 전체를 풍성하게 채운다.

특히 주인공 알리타를 비롯해 각양각색의 신체와 능력을 가진 사이보그 인간들이 뒤엉켜 대결을 벌이는 '모터볼'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모터볼 경기의 엄청난 스피드가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되는 것은 물론 1분 1초도 쉬지 않고 몰아치는 액션은 눈 한번 깜빡할 시간 조차 주지 않는다.
이렇게 '일리타'는 '아바타'가 선사했던 비주얼 충격을 뛰어넘을 정도의 엄청난 기술의 발전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또 '아바타'와는 완전히 결이 다른 영상미를 담아내 눈길을 끈다. '아바타'가 외계 세계를 배경으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미지의 세계를 구현한데 비해, '알리타'의 세계는 어둡고 끔찍하다. 특히 인간과 기계가 기괴하게 결합된 사이보그의 모습은 놀라우면서도 섬뜩하며, 온 몸이 날카로운 무기로 뒤덮힌 사이보그들이 서로를 무차별적으로 난도질하는 모습은 심약한 심장을 가진 관객이라면 관람하기 힘들 정도다.

'알리타'의 이런 영상과 비주얼 구현은 연출자인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성향과 개성이 고스란히 살아난 결과다. 로버트 로드리게즈는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어둡고 음울하게 그려낸 '씬시티' 시리즈를 연출한 것으로 유명한 감독. 앞서 '그라인드 하우스'(2007), '플래닛 테러'(2007), '마셰티'(2010) 등 폭력과 피가 낭자하는 슬레셔 무비 등을 통해 특유의 연출력을 과시했던 바, '알리타' 역시 그의 색채를 피해갈 수는 없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어쨌든 시각적으로 엄청난 영상을 구현해낸 '알리타'. 그러나 영화 속 캐릭터들의 세심한 묘사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따른다. 주인공 알리타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가 자신이 가진 매력을 분출하지 못하고 기능적으로 사용되고 소모된다. 무언가 중요한 반전의 키를 쥐고 있을 듯 보였던 치렌(제니퍼 코넬리)의 급격한 감정 변화는 공감을 떨어뜨리고, 관객이 그를 이해해보려 노력할 때쯤 허무하게 퇴장한다. 마허샬라 알리가 연기하는 벡터도 마찬가지. 엄청난 권력으로 알리타를 압박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으려는 매력적인 악당 벡터도 쓸쓸하게 사용되다 버려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중에서도 가장 아쉬운 캐릭터는 바로 키언 존슨이 연기하는 휴고다. 그는 알리타의 심경 변화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자 알리타의 연인. 하지만 중반 이후부터 쓸데없이 문제를 일으키며 점점 '발암 캐릭터'로 전락한 후 퇴장해 버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알리타'는 5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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