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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CJ ENM의 고민이 깊다. 자사가 투자·배급한 두 편의 영화가 동시기 경쟁, 쌍끌이 흥행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기 때문. 깨물어서 안 아픈 손이 있겠냐마는, 이왕이면 잘 된 자식을 좀 더 앞세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난달 23일 개봉해 설 연휴를 완전히 장악한 수사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 어바웃필름 제작)은 올해 CJ ENM이 투자·배급한 첫 번째 작품으로 역대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36만8442명)을 시작해 역대 1월 최다 일일 관객 기록(27일·103만2769명), 2019년 첫 번째 1000만 돌파, '7번방의 선물'(13, 이환경 감독) 이후 역대 코미디 영화 두 번째 1000만 기록, 역대 코미디 영화 최고 신기록, '명량'(14, 김한민 감독)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1000만 돌파, '명량'의 최단 1100만 기록(13일) 이후 두 번째로 빠른 1100만·1200만·1300만·1400만 기록,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의 기록(누적 1441만754명)을 꺾고 역대 흥행 2위 등의 신기록을 세우며 극장가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사바하'는 '극한직업'에 이어 올해 CJ ENM이 투자·배급한 두 번째 기대작으로, 동시기 CJ ENM과 CJ ENM의 경쟁으로 눈길을 끈다. 현재 '명량' 이후 역대 두 번째 1500만 돌파 기록을 코앞에 둔 '극한직업'인 만큼 끝날 때까지 마케팅을 끝낼 수 없는 게 CJ ENM의 속내다. '극한직업'의 흥행세가 계속되고 있고, 1500만을 넘어 1600만 돌파까지 기대하게 된 가운데 신작 '사바하'가 출격하면서 CJ ENM은 어느 쪽에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할지 고민에 빠지게 된 것.
무엇보다 코미디 장르를 전면에 내세워 남녀노소 모두에게 호응을 얻은 '극한직업'과 달리 '사바하'는 오컬트 장르를 기반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로 개봉 전부터 심상치 않은 호불호가 들리고 있다. '사바하'는 한마디로 취향을 탈 실험적인, 도전적인 작품으로 개봉 이후 관객의 호불호가 흥행 여부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는 중. CJ ENM은 '극한직업'과 '사바하' 모두 윈-윈하는 쌍끌이 흥행을 욕심내보지만 2월 말부터 극장가가 비수기 시장에 접어들고 다른 신작들이 연이어 개봉하면서 여러모로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최근 CJ ENM의 한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과거에도 이런 사례가 몇 차례 있었고 올해에는 자사의 '극한직업'과 '사바하'가 동시기에 관객을 찾게 됐다. '극한직업'과 '사바하' 두 작품은 결이 많이 다른데 내부에서는 관객의 타깃층이 다를 것으로 분석하며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기존에 '극한직업'을 관람한 관객에게는 완전 새로운 이야기인 '사바하'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기존에 오컬트,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은 '사바하'로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아빠냐? 엄마냐?' 선택보다 더 난감한 상황에 놓인 CJ ENM. 흥행작과 신작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진 CJ ENM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주목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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