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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영화 '우상'의 개봉을 앞둔 한석규를 만났다.
한석규는 "영화를 두 번째 봤는데, 어제(시사회) 본 것은 사운드가 훨씬 좋아졌다"고 밝혔다. 한석규는 '비겁한 역할을 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이 캐릭터를 꼭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한석규는 "이런 얘기가 있었다. '한 부자가 있었다. 그 부자는 자기가 가진 재산을 투자해서 거둬들여 마르지 않는 재물을 창고에 가득 담으려 하였다. 그리고 그날 밤 죽었다'는 얘기다. 명회를 통해서는 이런 거다. '한 남자가 있었고, 살아남을 일은 어떤 짓을 해서든 살아남았지만, 그날 밤 죽었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 역할을 하고 싶었던 거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생각난 거 같다. 저는 최근에 안 얘기였다. '한 부자가 있었다'는 얘기. 저를 생각나게 하는 말들은 부처가 했던 말들 중 좋은말이 많다. 최근에 예수가 그런 말을 했다. 그 말이 참 좋더라"고 말했다.
이수진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을까. 한석규는 "좋았다. 진짜로 좋았다. 영화라는 작업, 특히 연기라는 작업은 제가 하는 많은 일들이 리액션에 대한 일들이다. 전에는 그걸 액션이라고 생각했고 내가 하는 모든 연기를 능동적으로 한다고 생각했다. 20대 때 연기를 배울 때. '이걸 어떻게 하나' 생각했다. 산다는 일 자체가 전에는 '이걸 어떻게 하나'라고 했었는데 이젠 '어떻게 반응 하나'가 사는 것 같다. 사람은 평생 반응하다가 '산다'라는 일은 반응을 하는 일이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근데 우리들은 내가 뭔가를 한다, 내가 능동적으로 해낸다고 생각하지 않나. 저도 그랬다. 그런데 연기란 일이 뭘까를 생각하다가 내가 반응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 전에는 한다는 것에 정신이 팔려서 내가 할 때만 정신이 팔렸다. 20대, 30대 때. 내가 할 순서만 기다렸던 거다. '내가 할 차롄데' 이렇게. 연기가 조금 더 좋아졌다면 할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듣고 반응하는 거다. 그러니 조금 괜찮아진 거다. 그러니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폭을 넓혀 생각하니 내가 살아간다는 것도 반응하는 일이구나,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중요한 거구나. 구명회는 사건이 터지고 반응하는 거였다. 제가 능동적으로 뭔가를 한다고 생각하는 거겠지. 자기가 뭘 능동적으로 헤쳐나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다 바보 같은 반응을 한 거다. 바보 같은 선택, 바보 같은 리액션을. 바보 같다고 하지만, 비겁하고 교활한 반응을 한 거다. 그런 반응을 한 이유는 도대체 뭐냐는 거다. 그게 영화의 주제다. 명회라는 인물을 통해 관객들께 보여드리고 싶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하고 개인적으로 묻고 싶어서 하게 된 거다. 구명회는 왜 비겁하고 교활한 반응을 계속 한 것인지, 어느 한 순간에 '이러면 안된다. 그만하자'고 솔직해지지 못했을까. 그런 일이 현실에서 차고 넘친다"고 밝혔다.
한석규는 "한 인물을 통해 보면 영화가 간파가 된다. 은유나 중의 등이 생각해볼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새로운 한국 영화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우상'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독립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데뷔,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극찬을 받고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영화계를 휩쓸며 단번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한공주'에 이어 5년 만에 꺼낸 '우상'은 '한공주'보다 더 묵직하고 짙은 메시지로 강렬하고 파격적인 전개로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앞서 '우상'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탄탄한 연출로 143분간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펼친 '우상'은 충무로의 연기 신인 한석규와 설경구,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사상했던 천우희의 열연으로 몰입도를 더하는 작품. 오는 20일 개봉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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