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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맨발의 디바', '무대 위의 잔다르크'…가수 이은미의 삶의 터전은 언제나 무대 위였다.
이은미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모처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 '흠뻑'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6집에 수록된 '애인 있어요'를 통해 이은미는 국민 가수가 됐다. 이은미는 "차곡차곡 쌓인 세월이 30년이 됐다. 기적같은 순간들이 가득하다.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설레고 두려운 한해"라며 "내 인생을 대표하는 노래라면 역시 '애인 있어요'다. 히트곡임을 떠나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 가장 어려웠을 때 제게 찾아왔다. '애인 있어요' 덕분에 전 다시 무대에 설수 있게 됐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데뷔 당시 이은미는 '얼굴 없는 가수'로도 불렸다. TV 방송 자체를 피했다기보단, 자신의 라이브를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는 시설을 피했기 때문이다. 마치 연기를 하듯 립싱크를 요구하는 가요 현장의 구조적 문제에도 불만이 컸다.
지난 30년 동안 이은미는 가수들이 처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누구보다 큰 목소리를 냈다. 방송 무대와 예능에 집착하지 않고, 대신 크고 작은 공연장을 가리지 않고 무대에 올라 팬들과 진심을 나누는 일에 집중해온 가수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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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은미는 "지금이 만족스럽진 않다. 우리 사회는 달라지는데, 음악 관련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 더 개선돼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그 일이 아주 근본적인 부분이다. 음악 일을 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며 "세상이 변화하고, 진화하고, 진보하는 것처럼 서서히 변해가지 않을까"라고 아쉬움도 내비쳤다.
이은미는 TV와 거리를 둔 공연 중심의 가수로서, 대중문화에 대한 '독설가'로도 유명했다. 염색이 금지된 시대, 오로지 서태지에게만 허락됐던 빨간 머리 출연이나 댄스 가수들의 립싱크에 대한 강도높은 비판 등이 대표적이다. '위대한탄생'과 '나는가수다' 출연 당시에도 이은미는 가수로서 라이브를 해야하는 이유, 무대에 임하는 가수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날 이은미는 지난 세월을 회상한듯 "다행히 요즘은 립싱크하는 분들이 거의 없어 다행"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은미는 "옛날엔 욕을 참 많이 먹었다. 그래도 내가 시끄럽게 떠들었던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그다운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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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은미는 "무대 위에 설 때마다 내가 살아서 노래하고 있다는 기쁨이 가득하다. 체력 유지를 위한 운동에는 이골이 났지만, 저도 이제 50대 중반이 되니 쉽지 않다. 이제 노후를 잘 마무리해야할 시기"라면서도 "매번 이 무대가 내 인생의 마지막 무대인 것처럼, 후회없을 만한 무대를 만드려고 마음을 다잡는다. 저와 관객이 서로를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순간 콘서트의 즐거움을 재확인한다"며 가수로서의 기쁨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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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는 '라이브의 여왕'이란 별명답게 무대만 바라봐온 지난 30년을 기념한 전국투어 콘서트를 준비중이다. 지난 10월 19일 광주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35개 도시를 돌며 전국 투어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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