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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그날 이후 9월 3일 내 생일은 축하받아야 날이 아니구나 싶었다. 축하받아야 할 날이 아니니까. 생일 축하 글과 언니들의 추모글이 함께 올라오는 걸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소정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힘겹게 그날의 사고를 꺼냈다. 지방 스케줄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던 중 휴게실에 들렸다는 레이디스 코드. 소정은 "화장실을 다녀오니 차가 없어졌고 우산을 쓰고 비를 맞으며 차를 찾아다녔고 잠시후 나타난 차 안에서 멤버들이 소정을 위한 깜짝 생일 파티를 준비했다고 추억했다. 하지만 생일파티의 즐거움도 잠시, 멤버들의 차에서 잠이 들었고 그것이 그날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병원이었고 얼굴에 큰 부상을 입어 고통 속에 누워지내야 했던 소정. 애슐리와 함께 2인실에 입원해 있던 소정은 휴대폰을 확인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애슐리를 보고 직감적으로 다른 멤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정은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싶었다"라면서도 상대적으로 소정 보다 적은 부상을 당했지만 故리세와 故은비의 상태를 목격한 애슐리와 주니를 더 걱정하며 "애슐리 언니나 주니가 훨씬 트라우마가 심했을 거다"고 말했다. 주니는 "아직도 캡처해놓듯이 사진처럼 그날의 기억이 있다. 눈을 감을 때마다 환각, 환청 등에 시달려서 한동안 세수도 못 하고 잠도 잘 수 없었다"고 말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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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은 "SNS에 생일 축하 글과 함께 추모글이 동시에 올라오는데 너무 힘들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리고는 "5년이나 지났다. 이런 얘기는 처음 해본다. 왜 이런 얘기를 못 했냐면 나는 사고현장을 못 봤지만 둘은 봤으니 더 힘든 걸 아니까 말을 못했다"고 덧붙였다. 애슐리는 "다들 아픈 기억이고 힘들고 얘기를 하면 아픈 생각이 많이 나니 얘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세 사람은 두 멤버를 떠나보낸 후 3인조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5인조로 했던 노래를 다시 3인조로 녹음하고 안무 동선을 변경했을 때를 떠올렸다.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서로 창밖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떠올렸다. 그리고는 "식당에 가도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 때문에 마음대로 웃지 못했다. 가끔은 내가 괜찮은 게 죄책감이 들 때가 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소정은 앞으로 생일을 행복하게 보내자는 애슐리와 주니의 제안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직까지 생일을 오롯이 즐기는 건 소정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소정은 "거짓말 하기 싫었다"며 "멤버들이 손을 내밀었을 때 살짝 흔들렸지만 아직까지는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나중에 한 번 더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소정이 과거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자신의 생일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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