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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 감독의 걸작 '기생충'이 또 한번 신기원을 열었다.
지난해 칸에 이어 새해 벽두 결코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미지의 세계'인 미국 할리우드를 마침내 정복했다. '기생충'은 6일(한국시각) 미국 LA 베벌리힐스의 베벌리 힐튼호텔에서 열린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한국 자본, 한국 연출진, 한국 배우, 그리고 한국어로 구성된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가 골든글로브에서 수상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년을 찍고 새로운 100년의 항해를 시작한 한국 영화가 첫 출발부터 쾌거를 달성했다. 국내 영화계도 환호성으로 넘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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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성별, 문화의 경계를 넘어 "영화라는 한가지 언어만 사용한다"라는 봉 감독의 의미 있는 수상 소감에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물론 할리우드의 많은 영화인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봉 감독과 함께 골든글로브에 참석한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를 비롯해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한진원 작가가 현장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기생충'의 수상을 자축했다.
'기생충'의 환희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칸영화제 심사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봉준호가 곧 장르다'라는 최고의 극찬을 받으며 입소문을 얻었고, 10월 북미 개봉 후 예상보다 더 뜨겁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세력을 넓혀갔다. 최근까지 봉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조여정 등이 가세해 '오스카(아카데미) 레이스'를 펼치는 등 미국 내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감독들이 연이어 '기생충'에 대한 극찬을 SNS에 올리며 '기생충'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이리시맨'의 연출자이자 세계적으로 명망이 높은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도 올해 경쟁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기생충'을 언급하며 힘을 실었고,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까지 '기생충'을 올해의 영화로 꼽으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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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누가 받아도 이견없는, 전 세계 영화 팬들이 손꼽는 거장들이 치열한 각축을 벌인 부문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시상식은 전통적으로 '백인들의 잔치'로 불릴 정도로 보수적이다.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도 한국인인 봉 감독이 외국어 영화상을, 중국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 밑에서 태어난 배우 겸 가수 이콰피나가 '더 페어웰'(룰루 왕 감독)로 여우주연상(뮤지컬/코미디 부문)을 수상한 것 외엔 대부분 백인 배우와 감독들이 수상을 차지했다. 수상자 라인업 중 유색인종은 단 두 사람뿐이다. 봉 감독이 말한 보이지 않는 '1인치의 장벽'이 어떤 의미인지 절실하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비단 봉 감독 뿐이 아니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시상식이 끝난 직후 '넷플릭스 페널티'에 대한 논란도 들끓고 있다. '아이리시맨' '결혼 이야기' '두 교황' 등 공개 직후 언론과 평단,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수작으로 꼽힌 작품들이지만 '결혼 이야기'의 배우 로라 던이 여우조연상을 가져간 것 외엔 수상으로 이뤄지지 않아 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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