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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101년 한국영화 역사, 그리고 92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앤에이 제작)이 한국영화 최초고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 극장(Dolby Theater)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국제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작품상까지 4관왕의 영예를 안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로써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가 되기도 했다.
'기생충'은 이렇게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영화의 고장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까지 작품상을 수상하며 전세계의 환호를 받았다. 아카데미 영화제는 1927년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협회가 창설되고, 미국 MGM 스튜디오의 창업자인 루이스 메이어(Luis B. Mayer)가 만들어낸 영화상으로, 뛰어난 영화와 영화인을 격려하기 위해 탄생했다. 1회 시상식은 1929년 5월 16일 할리우드의 루즈벨트 호텔에서 개최됐으며 당시 수상부문은 11개 정도에 머물렀고, 작품상 후보작도 5편에 불과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초반 매년 열리지는 않았으나, 1934년 이후 해마다 열리기 시작, 1943년부터는 현재와 같은 시상식의 형식을 갖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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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이자 최고의 영화제 중 하나인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오스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트로피가 있다. 남성의 모습으로 조각된 오스카상은 높이 34cm, 무게 3.85kg으로, 필름 릴 위를 칼로 짚고 선 남성의 모습이 특징이다. 밑부분의 5개 필름통 형상은 아카데미 초기 시상 부문이었던 배우와 감독, 제작, 기술, 각본 등의 5개 분야를 상징한다. '오스카'라는 이름이 전해지게 된 계기는 여러 설이 있는 바. AMPAS 도서관의 사서였다가 훗날 고위직에 오른 마거릿 헤릭 여사가 1931년 사서 시절 도서관 책상 위의 황금상을 보고 자신의 삼촌 오스카와 닮았다고 말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기원설이다. 오스카라는 칭호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이후 1939년 '아카데미'가 이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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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AMPAS 회원들을 만족시키며 총 4개 부문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미국영화에술과학아카데미 협회라 불리는 AMPAS는 협회 창설 초기에는 회원이 20여명 정도에 수상 부문도 11개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4개 공식 수상부문에 배우와 작가, 제작자, 감독, 영화음악가, 영화기술자 등 투표권을 가진 회원이 8469명에 달한다. 특히 미국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질 수 있으므로 영화인에 영화인을 위한,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임에 틀림이 없다. 여기에 작품상의 경우 현존 영화 전문가 8469명이 선택하는 '올해의 영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의 가장 큰 상이라 불리는 '빅5'(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중 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후 이를 모두 손에 쥐게 되며 완벽한 쾌거를 이뤘다.
여기에 전세계르 매료시킨 '기생충'은 '백인주의' 영화축제에서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린 비영어권 국가의 영화로, 외신들도 앞다퉈 "92년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작품의 작품상이 나왔다"며 "'조금 더 포용력 있는 오스카'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내놨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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