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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4' 종영으로 살펴본 19년史…쟁반노래방→친구찾기→사우나→토크쇼 포기?

남재륜 기자

기사입력 2020-03-17 18:55



[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최장수 토크쇼 '해피투게더' 시즌4가 종영한다.

17일 KBS는 공식입장을 내고 "KBS 최장수 예능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 시즌4'가 3월 28일 마지막 녹화를 끝으로 시즌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해피투게더 시즌4'의 종영일은 4월 2일이 될 전망이다.

KBS는 "2018년 10월부터 시작된 시즌4는 해피투게더의 터줏대감이자 국민MC인 유재석을 중심으로 전현무와 조세호가 찰떡 케미를 선보이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목요일 밤 웃음을 책임져왔다"며 "지난 19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해피투게더는 잠시 시즌을 멈추고 재정비에 들어가기 위해 휴지기를 갖는다. 추후 어떠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지 기대감을 안기고 있다"고 밝혔다.

'해피투게더 시즌4'는 지난 2018년 10월 첫 걸음을 내딛었다. 박명수·엄현경이 하차했으나 국민MC 유재석이 특유의 편안하고 위트 있는 진행으로 중심축을 잡았다. 특히 '직접 찾아가는 토크쇼'라는 포맷을 살려 다채로운 배경을 바탕으로 단순 토크쇼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다른 방송에서도 흔히 볼 수 있던 토크 내용과 이로 인한 재미 하락으로 5% 이하 한 자릿수 시청률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달부턴 '아무튼, 한달' 특집으로 토크쇼가 아닌 다이어트와 공부 습관 형성 관찰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이마저도 동시간대 경쟁 채널 TV조선의 '미스터트롯'에 밀려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해피투게더'가 승승장구하던 시절도 있었다. 쟁반노래방으로 유명한 '해피투게더' 시즌 1은 2001년 11월 첫선을 보인 후 2005년 4월까지 방송되며 황금기를 누렸다. 신동엽과 유승준이 초대 MC를 맡았지만 유승준이 병역 기피 논란으로 3개월 만에 하차하면서 이효리가 MC로 활약했다.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춘 '쟁반 노래방' 코너는 시청률 20%를 넘기며 '해피투게더'는 최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밀폐된 노래방 스튜디오 안에서 MC와 게스트들이 동요를 한 소절씩 나눠 부르고 틀릴 경우 전원이 머리에 쟁반을 맞는 코너다. 2003년 11월부터는 유재석과 김제동이 MC를 맡아 약 1년 반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그러나 '해피투게더'는 '쟁반 노래방'의 인기가 한풀 꺾이는 차에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가 동시간대로 옮겨오면서 인기가 밀리기 시작했다.


결국 '해피투게더' 제작진은 2005년 5월부터 시즌 2 '해피투게더 프렌즈'로 개편해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찾았다. '스타들의 친구 찾기'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인기를 끌어 '웃찾사'의 시청률을 10대 초반으로 내려앉혔다. 스타들은 학창시절의 친구를 만나 가슴 따뜻한 추억과 해후하고 시청자들은 그런 스타를 보면서 웃음과 감동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코너의 미덕이었다. 그러나 점차 포맷의 신선함이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탔다.


결국 '해피투게더'는 2017년 7월 시즌 3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즌 3은 11년 동안 유지돼 '해피투게더' 시즌 중 가장 오랫동안 방영된 시즌이다. 초반에는 스쿨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며 '학교 가자'와 '방과후 옥상' 같은 코너를 선보였다. 그러나 시청률이 계속 저조하자 한달 후 '사우나 토크'라는 소재로 성공을 거뒀다. 2012년 6월부터는 스타가 자신만의 숨겨진 레시피를 선보이는 '야간매점'을 신설했지만 그러나 초반 시선을 잡는 데 성공했으나 주춤하며 폐점했다. 다시 사우나 콘셉트로 돌아왔으나, 결국 일상적인 토크쇼라는 점에서 얼마 가지 않아 인기가 떨어졌다. 제작진은 결국 시즌 3 종료를 알렸다.

이처럼 '해피투게더'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목요일 밤 웃음을 책임져왔다. 지난 19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온 해피투게더는 잠시 시즌을 멈추고 재정비에 들어가기 위해 휴지기를 갖는다.


이날 김광수 CP는 스포츠조선에 "'해피투게더' 폐지가 아니다"며 "휴지기는 2~3달 정도로 계획 중"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시즌 5는 토크 형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전망이다. 김 CP는 "요즘 실생활에 밀접하게 다가가는 다큐 형식의 예능이 많다. 토크 예능이 버티기 쉽지 않다. '라디오스타'는 잘 하고 있기는 하더라"며 "토크 포맷은 오래 해왔고 다른 형식으로 변화하고자 한다. '쟁반노래방' 같은 버라이어티가 될지는 모르겠는데 토크쇼는 아니다. 앞으로는 밝고 대중적인 걸로 생각 중"이라고 귀띔했다. 추후 '해피투게더'가 어떠한 모습으로 찾아올지 기대를 모은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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