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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김유진PD, 2차사과로 학폭 인정→피해자 "끝까지 반말, 웃어른 행세" 지적

정유나 기자

기사입력 2020-04-24 11:18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이원일 셰프의 예비신부인 김유진 PD가 자신에게 제기된 학교 폭력 의혹을 인정하고 피해자에게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피해자는 그의 '반말 사과'에 불쾌한 심정을 드러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학창시절이던 2008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김유진 PD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A씨의 최초 폭로글이 나온 뒤 김유진 PD에 대한 추가 폭로들이 이어졌고,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는 SNS를 통해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출연 중이던 MBC 예능프로그램 '부러우면 지는 거다'(이하 '부럽지')에서 자진하차 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 사과문은 더 큰 비난을 불렀다. '사실 여부를 떠나 죄송하다', 즉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사과한다는 뜻의 애매한 표현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고 사건을 회피하려는 의도 같다는 지적을 받았다. 게다가 사과문만 올리고 정작 피해자 A씨에게는 아무런 연락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김유진 PD의 사과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이원일 셰프가 김유진 PD의 과거 학교 폭력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폭행 피해자 B씨는 지난 3월 10일에 이원일 셰프에게 김유진 PD의 학교 폭력 논란에 관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냈지만, 이원일 셰프가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점점 더 심각해지는 가운데, A씨가 23일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김유진 PD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김유진 PD와 나눈 내용을 공개했고, 대화에서 김유진 PD는 A씨에게 "사과문을 올리기 전에 먼저 네게 연락할 방법부터 찾는 게 우선적이었는데 생각이 짧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과문에 '사실 여부를 떠나'라는 표현을 적었던 이유에 대해 "인정의 여부가 아니라 일단 사과가 가장 먼저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걸로도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서 너무 후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김유진 PD는 A씨가 과거의 폭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냐고 묻자 "네가 나로 인해 상처받았던 모든 것들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A씨는 김유진 PD의 애매한 대답에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고, 이에 김유진 PD는 "내가 때린 거에 대해서 사과하겠다. 미안하다"며 과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김유진 PD는 이원일 셰프가 B씨로부터 자신의 학교 폭력 이력에 대한 메시지를 받고도 답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건 사실이 아니다. 혹시 몰라서 확인하지 않은 메시지까지 찾아봤지만 정말 디엠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는 SNS에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원일 셰프는 "먼저 제 예비 아내로 인해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보냈어야 할 학창 시절을 고통의 시간으로 보내셔야 했다는 점과 제가 좀 더 빠르고 명확하게 대처하지 못함으로 인해 피해자 분들께서 과거의 기억에 다시 한 번 상처를 받으시게 했다는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사과문에서 언급했던 '사실을 떠나'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중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며 저의 방송활동을 모두 중단한다"며 "피해자 분들께서 허락하신다면 어디에 계시든 직접 찾아 뵙고 사과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유진PD 역시 친구들에게 폭언으로 상처를 준 점, 폭행으로 상처를 준 점,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친구를 무시한 점, 마음에 들지 않는 친구들을 이간질한 점 등을 나열하며 "사실 제가 했던 많은 잘못들을 잊고 살았다. 최근 제가 했던 잘못들을 생각하며 겁도 나고 회피도 하고 싶었지만 제가 아닌 상처 받은 분들을 생각하니 죄송하다는 형식적인 말보다는 제 모든 잘못을 하나 하나 모두 나열하고 인정하는 것이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를 드릴 수 있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평생 상처를 드린 분들을 찾아 뵙고 사죄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2차 사과문이 공개된 후 피해자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시 한번 입장을 전했다. 그는 "이원일 쉐프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과문에 달린 댓글 중 가해자와 쉐프를 '대리 용서'하는 댓글이 수도 없이 달리고 있어 유감스럽다"며 "'용서'는 관전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저를 포함한 김유진 PD에게 가해를 당한 피해자가 하는 것이고 '격려'는 피해자가 용서한 후에 따르는 것임에도 괜찮다는 둥 사과했으니 됐다는 둥 하는 댓글들을 보니 아직도 이 사회가 피해자에게는 참 불공평한 사회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12년간 깊숙이 자리잡힌 상처가 하루 저녁에 아물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고 또 지금 제 마음도 시원한 마음보다는 복잡미묘한 마음이 크기 때문에 여러분의 우려대로 바로 김유진 PD의 사과를 수락하고 용서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조금 더 제 마음이 편해지고, 후련해지면 그때 용서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그래도 이번 일을 통해서 12년 동안 시종일관 남 눈치를 보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틀어짐이 있거나 피해를 받았을 때 항상 제 탓 먼저 했던 성격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쁘다"며 "거듭 언급했듯이 이 일은 저 혼자만의 일이 아니고 김유진 PD에게 피해를 본 다른 피해자와 또 모든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김유진 PD가 피해를 밝힌 모든 피해자에게 연락하여 사과하는 게, 올바른 선례를 만들 꼭 필요한 중요한 과정임을 강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A씨는 "아 그리고 김유진 씨, 다른 피해자분들에게도 이런 말투로 사과하실 생각이시면 생각 고쳐먹으시길 바란다. 일일이 지적하고 싶지 않아서 참았는데 제가 무리한 부탁을 드린 것이 아님에도 말투가 놀라워서 알려드리는 거다. 사과하시는 분이 끝까지 웃어른 행세하시는 게 참 기가 차네요"라고 자신이 존댓말을 사용한 것과 달리 김유진 PD는 '반말'로 사과를 한 점을 지적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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