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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내년 시즌2로 컴백"..'슬의생' 신원호 PD 밝힌 ♥라인→99즈의 모든 것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6-08 12:50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신원호 PD가 시즌2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예능PD로 입봉했지만, 드라마로도 대박을 쳤다. 신원호 PD는 2012년 시작한 tvN '응답하라 1997'의 성공 후 '응답하라 1994'(2013), '응답하라 1998'(2015)에 이르기까지 '응답하라' 시리즈를 흥행으로 이끌었고, 새 시리즈인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의 성공 후 '슬기로운 의사생활'(이우정 극본, 신원호 연출)을 들고 나오며 또 한 번 시청자들을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주 1회 방송, 시즌제로 이를 나누는 현명함으로 시청자들을 매주 두근거리게 했고, 현재는 시즌1을 마치고 시즌2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최종회 14.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시켰다.

신원호 PD는 서면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원호 PD는 시즌1을 마친 후 "홀가분하다. 전작까지는 '끝났다'라는 느낌과 함께 긴장이 풀어졌었는데,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제라서 그런지 아직 안 끝났다는 생각이 있어 긴장감이 온전히 풀어지지 않은 것 같다. 아마 시즌 2가 끝나면, 이 여파가 몰려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주 1회 방송이라는 편성도, 명확한 기승전결이 아닌 소소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구성적인 면도 저희에게는 큰 도전이었는데, 많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다. 지금까지 했던 그 어떤 작품들의 결과보다도 안도하게 되는 지점이고, 주 1회 방송을 버티면서 따라와 준 시청자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
사진=CJ ENM 제공
이어 "작품을 하면서 늘 목표했던 건 공감이었는데 이번 온-오프라인 반응들은 모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따뜻했다. 시청한 후 '좋았다', '힐링 됐다', '보는 내내 너무 따뜻했다'라는 후한 댓글들이 많았고, 오프라인에서도 정말 생전 드라마 안 볼 것 같던 분들에게 오는 감동의 반응들도 많았다. 그런 리액션들이 피디라는 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뜻한 온기가 공유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전하고 싶은 건 모두 전해진 셈이다"고 갑사를 표했다.

'힐링'을 만든 데에는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을 했다. 신 PD는 모든 배우들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특히 '99즈'(조정석, 김대명, 정경호, 유연석, 전미도)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신 PD가 본 조정석은 '못 보던 유형의 배우'였다. 뻔한 연기가 아니라 늘 예상 밖의 뉘앙스와 톤을 던지는 배우라는 것. 신 PD는 "표정과 몸짓이 프리한 친구다 보니,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얻어내는 게 너무 좋았다. '이런 걸 이렇게도 할 수 있네'라고 깨닫게 해준 친구다. 저의 정형화된 사고방식을 반성하게 해준 친구기도 하다"고 말했다.


사진=CJ ENM 제공
이어 유연석에 대해서도 그가 가진 다정다감함과 아이를 좋아하는 모습들을 칭찬했다. 병원을 배경으로 하기에 소아 환자 역할을 맡은 아역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며 통제가 어려운 순간이 있었지만, 유연석이 아이들과 따뜻하게 교감하며 연기를 끌어줬다는 것. 신 PD는 "다섯명이 모인 현장에서도 '99즈'중 실제 막내이면서도 묘한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며 유연석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여기에 정경호는 '멜로 스타터'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줬다는 평. 신 PD는 " 평소에는 정경호지만, 멜로씬만 찍으면 특별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다른 느낌이 들더라. 우리 드라마의 멜로 스타터였고, 짧은 씬 안에서 멜로를 보여줘야 했음에도 잘 표현해줬다.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라고 표현했다.

김대명은 '슬의생'에 가장 먼저 합류한 기둥이었다. 신 PD는 "김대명은 양석형 역을 맡고,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게 진심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술 한잔하며 행복하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게 그때마다 묘하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행복하게 일하는 김대명의 진심이 다섯명의 분위기 뿐만 아니라 현장 전체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며 김대명과의 일화를 공개했다. 전미도는 신 PD에게 '똑똑하고 든든한 큰 딸'이었다고. 그는 "전미도는 정말 모범생 같다. 이를테면 베이스를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 '캐논'을 해낸 것도 놀랍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그 어려운 슬랩을 해내는 순간, '너는 정말 모범생 같다'라고 칭찬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모범생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틀에 박혀있지도 않아 늘 예상치 못한 연기를 던져준다. 깜짝깜짝 놀랄만큼 영리하다"고 감탄을 드러냈다.


사진=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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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배우들과 신원호 PD, 그리고 이우정 작가가 만든 것이 바로 '슬기로운 러브라인'이었다. 매회 예측을 할 수 없는 러브라인과 '익준파' '치홍파'로 확실하게 나뉘는 시청자들이 '슬의생'의 인기를 지탱했다.


배우들과 인터뷰를 통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작품에 돌입하기 전까지 러브라인의 향방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던 점 등이 미리 드러난 바. 조정석도 "러브라인이 송화와 붙을 줄 몰랐다"고 했던 바 있다. 이에 신 PD는 "저는 대본이 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본에 담긴 정서, 애초에 기획한 이야기의 정수들이 잘 전달되는 것이 제일 우선되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오롯이 전달하기 위해 대본 자체에 충실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 PD는 "미리 알면 방해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리 알면 좋을 부분도 있지만, 미리 알면 방해되는 부분이 있다 생각한다. 물론 결과적으로 다 맞진 않지만, 러브라인 같은 경우 미리 알게 되면 눈빛이 달라질 때가 있다. 특히 이익준의 경우 초반에는 이혼을 안 한 상태고, 채송화도 남자친구가 있었다. 만약 러브라인을 미리 알았더라면, 미세한 감정이 올라왔을 수도 있다. 차라리 모르고 가야 배우 입장에서도 연기하기 편하고 고민을 덜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CJ ENM 제공
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조정석과 전미도의 러브라인이 '갑작스럽다'는 평도 있었던 바. 그러나 신 PD와 이우정 작가는 감정선을 탄탄하게 쌓아 올렸음을 언급했다. 그는 "사실 감정선을 다 깔아두긴 했다. 99즈 다섯 명의 첫 만남 사진에서 익준이 송화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송화의 얼굴에 옅은 홍조가 깔렸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멜로만의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알아차리시면 좋지만, 아니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멜로에 지나치게 공을 들이고 시간을 배분하는 순간 작품 전체의 정체성이 모호해질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안정원과 장겨울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마흔살의 사랑이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한다. 스무살 시절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그사이 수많은 사람과 인연이 스쳐 지나갔을 것이고, 그 기억들로 매일 뜨겁고 절절하게 살아가진 않는 나이다. 더 이상 첫눈에 뜨겁게 반할 나이도 아니고 사랑의 감정만으로 일상을 어그러뜨릴 수 있는 어린 나이도 아니다. 기존의 멜로와 작법이나 속도가 달랐던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시즌1을 마친 뒤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신 PD는 이 모든 궁금증에 대해 "그간 12주간을 사랑해 주시고 기다려 주시고 애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다음 시즌까지 또 기다려 주셔야 하는데 이 따뜻한 감성을 한켠에 품으시고 같이 잘 잊지 말고 기다려 주셨다가, 지루하시더라도 좀만 참으시고 별일 없으시면 내년 시즌2로 돌아왔을 때 꼭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시즌 2에 관해서는 2021년 새로운 계절에 돌아올 예정이니 방송을 통해 모든 부분을 확인해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말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방송 시기는 미정이다"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연말 촬영에 돌입하며 내년 상반기 시청자들에게 선보여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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