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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내를 넘어 아시아,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는 제작자로 떠오른 이동하(51) 영화사레드피터 대표. 그에게 좀비 액션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 영화사레드피터 제작)는 두려움이자 자신감, 또 다른 미래로 남게 됐다.
이 대표는 "처음 '반도'를 만들 때부터 2020년 7월 말 개봉을 정하고 제작에 돌입했다. 다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 시국으로 개봉 시기 변경을 아주 잠깐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7월 말보다 좀 더 빨리 개봉할지, 뒤에 개봉할지 개봉일 잡는 게 정말 어렵더라. 결국 계획했던 개봉일보다 2주 정도 빨리 개봉하게 됐는데 이는 '반도'의 콘텐츠에 대한 자신감이 컸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개봉을 미뤘을 때 언제까지 뒤로 가야 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 어쩌다 보니 '반도'가 올여름 국내 텐트폴 영화 중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게 됐는데 여러 상황 때문인지 경쟁작들에 많은 응원도 받고 있고 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개봉을 포기하면서 좀 더 오래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장점도 생겼다. 사실 이런 여름 시장은 처음이다. 예전 여름 시장처럼 일일 100만 관객을 끌어모을 수는 없지만 대신 빠르게 극장에서 퇴장해야 하는 상황은 안 생겼다"고 호탕하게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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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후 흥행 수익도 상당하다. 개봉 첫 주말 아시아 5개국에서 무려 2000만달러(약 240억2000만원) 흥행 기록을 세운 '반도'는 앞으로 개봉될 국가들의 흥행 수익과 국내 특수관 개봉 수익까지 더해 '부산행' 못지않은 히트 기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물론 '부산행'의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1억4000만달러, 약 1678억1800만원)을 물리적으로(코로나19) 경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반도'는 한국 영화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이 대표는 "연상호 감독도 앞서 인터뷰에서 밝혔지만 아무래도 '반도'는 선판매 성과가 지금 여름 시장에 개봉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고 유연한 지점을 마련해줬다. 실제로 '반도' 선판매는 지난해 열린 제73회 칸영화제 필름 마켓에서 이미 클로징이 됐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160여개국에 선판매가 완료된 상황이었다. 그때만 해도 '반도'는 촬영 전이었고 당연히 예고편을 비롯해 어떤 정보도 해외 바이어들에게 공개할 수 없었다. 시나리오는 보안상 공개할 수 없었고 간단한 시놉시스만 제공했는데 그것만으로 판매가 이뤄진 것이다. '반도'가 올해 칸영화제 초청이 될지 미지수였던 상황에 '부산행'에 대한 믿음만으로 영화를 구매해준 해외 배급사들도 많다. 이 모든 게 '부산행'이 밑바탕이 돼 거둔 성과다"고 답했다.
이어 "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 우리는 '반도'에 대한 많은 프로모션을 계획했다. '반도'에 대한 욕심이 있어 칸영화제 초청이 된다는 가정하에 4월 개봉도 시도해 보려고 했다. 보통 국내에서 4월 개봉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들이 개봉해 대박을 터트리는 시즌 아닌가? 우리도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하려고 했다. 여기에 칸영화제 초청까지 더한다면 여러모로 한국 영화가 다시 한번 전 세계에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는데 코로나19로 할 수 없게 됐다. 그렇지만 이런 아쉽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190여개국이 '반도'에 관심을 보여줘서 고맙고 또 뿌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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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K-좀비의 바이블'이 된 이 대표는 "'K-좀비'의 자부심이라기보다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더 커진 느낌이다. 우리나라 창작자들의 능력이 다시 한번 훌륭하다는 걸 요즘 들어 많이 느끼고 있다. 재능있는 감독과 작가들이 정말 많다. 좀비면 좀비, SF면 SF. 한 번 마음 먹고 시도하면 못 해내는 장르가 없는 것 같다. 시장만 안정되고 틀이 잡히면 지금보다 더 좋은 'K-콘텐츠'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킹덤' 시리즈나 최근 '#살아있다'만 봐도 '부산행'과 다른 느낌의 좀비물이지 않나? 물론 '반도'도 기존의 좀비들과 다른 매력을 가진 좀비물이다. 앞으로 이런 장르가 관객의 관심을 계속 받는다면 발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 같다"고 확신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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