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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연기에 '혼을 싣는' 배우 박상남(27)의 야망과 앞날이 더 기대를 모은다.
스물 일곱의 나이에 중학생부터 스무 살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기를 보여줘야 했던 박상남은 외면적인 모습을 먼저 다듬었다고. 그는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배우로서, 연예인으로서의 예의가 아닐까 싶었다. 저만 기다리는데, 기대했던 모습과 다르게 나오면 안되지 않나"라며 "하준이는 학교에서 인기도 많은 캐릭터기 때문에 그런 거에 몰입을 시키려면 살을 빼고 턱선도 보이고, 그런 부분들을 보여줘야 할 거 같아서 총 12kg을 뺐었다. 63kg까지 빠진 상태에서 촬영을 했는데 화면을 보면서 뿌듯함도 있었고, 많이 좋아해주시니 나는 배고플지언정 행복하더라. 지금은 촬영이 끝난 뒤 딱 2주 만에 살을 다시 찌우고 운동을 해서 몸을 키웠다. 배우로서의 재미가 이런 데에서 오는 거 같다. '온앤오프'가 다른 배우"라고 말했다.
박상남이 연기한 정하준은 채다희(한성민)와의 관계 속에서 악역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채다희의 행동 전부를 통제하려는 모습들 때문에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던 것. 박상남은 그럼에도 정하준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기에 몰두했단다. 그는 "하준이를 연기하며 제가 이해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못하고 연기를 했다면, 누가 이 친구를 이해해주겠나"라며 "하준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 손짓, 눈빛을 이해하고 동의한 상태로 연기했다. 진짜 좋아했고, 아꼈고, 다희를 진짜 사랑해서 그런 행동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틀 안에서 벗어나면 어떻게 될지도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게 하준이었고, 그걸 잘 알아서 틀 안에 넣으려고 했던 거 같다. 저는 하준이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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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에 '욕'도 많이 먹었다. 박상남은 "욕은 정말 많이 먹었다. 17회 엔딩까지만 하더라도 '하준아 아니야', '하준아 아무리 힘들어도 아니야'라고 하는 댓글이 많았는데, 18회를 보고 나서는 '(옥상에서) 떨어지지 그랬어'하는 댓글이 있더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박상남은 "그런데 저는 캐릭터로 욕을 먹는 건 상처를 받지는 않았다. 오히려 하준이가 안타까워서 '하준이 팬 나와라'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래도 하준이의 편보다는 박상남의 편이 많았다. 배우 박상남을 사랑해주시는 마음에 박상남의 팬이 많아졌고, 그래서 하준이의 편도 있지 않았을까 믿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3학년까지, 총 11년이란 긴 시간을 야구에 매진했던 박상남은 '1구1혼'(공 하나에 혼을 담는다)의 정신으로 연기에 임해오고 있단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3학년까지 총 11년을 야구를 했고, 관두자마자 7년~8년을 연기에 쏟았다. 어떻게 보면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1군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역시 1군이 되기 위한 과정이고, 되기 위해 누군가와 경쟁하고 노력하고, 연습하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점점 성숙해진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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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다이노스의 박민우, 삼성라이온즈의 구자욱, LG트윈스의 임창규 등과 함께 야구를 했었다는 박상남은 자신을 '슬로우스타터'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비록 지금 프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보다는 유명하지 않은 '현재'이지만, 앞으로 더 활발한 활동으로 자신을 보여줄 예정이라는 것. 박상남은 "지난 시간을 더 단단하게, 더 독기있게 버틴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 연기를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거다. 지금은 운동선수를 했던 장점들을 끌고 나오지 않았나. 끈기와 악바리, '누가 이기나 해보자'는 그런 악바리 근성을 남긴 거다. 저는 지금 한 계단 한 계단을 막 밟고 올라가는, 마라톤을 출발한 선수라고 봐주시면 좋을 거 같다. 지금 저의 시간은 야구로 치면 1회 말 정도. 앞으로 8회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갈 길도 멀고, 공격할 시간도 많으니 제 공격을 좀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매순간 신중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덕에 박상남의 앞날에도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그는 "올해가 가기 전에 영화나 드라마에 한 편 더 들어가는 것이 바람이다. 사실 공연도 정말 하고 싶다. 무대에 서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다. 아직 연극을 한 개밖에 해보지 않았는데, 너무 많은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가장 팬이 많은 것도 연극이었고, 팬들 앞에서 연기를 하고 그런 반응을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기회가 된다면 무대와 매체 연기를 병행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노래와 춤도 더 배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 어떤 플랫폼이든 '연기'라면, 뭐든 다 해보고 싶고 부딪혀보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박수하(이종석)나,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 선배님의 연기, 또는 진한 멜로, 그리고 판타지 드라마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1구 1혼'의 마음으로 연기 하나 하나에도 혼을 싣고 있는 박상남의 앞날에도 기대가 쏠린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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