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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50)가 "어머니의 빚투, 내가 연예인이 돼 가정을 파탄낸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혜수는 삶의 벼랑 끝에서 자신과 닮은 소녀 세진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차 몰입되는 캐릭터 현수로 변신,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진폭이 큰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6년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내가 죽던 날'에서 다시 한번 형사 캐릭터를 맡은 김혜수는 사건 이면에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열연으로 채우며 '충무로 톱 클래스' 품격을 입증했다.
이날 김혜수는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내가 죽던 날'에 담은 것에 "아시다시피 개인사가 있었던 것은 지난해였지만 그 일(모친의 빚투)을 처음 안 것은 2012년이었다. 그 당시 나는 그 사실을 알고 일을 할 정신은 아니었다. 너무 놀랐고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실제로 정말 몰랐다. 우리 친언니도 내게 '진짜 몰랐느냐?'라고 하는데 정말 (모친의 빚투에 대해) 몰랐다. 그런 혼란스러운 부분이 영화에 담겨 있다"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꺼냈다.
이와 관련해 김혜수는 "그 시기에 첫째는 일을 할 상태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이 일을 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왜 '한공주'(14, 이수진 감독)에서도 한공주(천우희)의 대사가 있지 않나. '나는 정말 잘못한게 없는데'라는. 우리 영화 속 세진이도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을 때 그 마음이 공존했던 것 같다. 그때는 나는 일을 할 수 없고 정리할 것은 정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 시기 현수의 곁에 있는 민정(김선영)이 같은 친구가 내게 해준 말이 '3년간 죽었다고 생각하고 날 믿고 같이 해달라'며 위로해줬다. 사실 소름끼치게 싫었던 일이었는데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지금까지 내 일을 더럽히지 않고 마감하리라' 생각을 고쳤다. 그 이후 만난 작품이 KBS2 드라마 '직장의 신'이었다. 일을 하는 동안은 잊을 수 있더라. 일을 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연예인이 돼 가정을 파탄낸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는 나도 현수처럼 친구가 있었고 무언의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 일이 돌파구가 됐다"고 고백했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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