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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의 포문을 연 첫 번째 작품 '모단걸'이 진지희와 김시은, 두 소녀의 상처와 위로를 통한 성장기로 기분 좋은 해피 엔딩을 선사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전해진 인생의 주체란 메시지는 2020년 안방극장에 재미와 의미를 모두 선사했다.
영이는 우진이 신겨준 구두가 신득의 것이고, 자신은 몸종일뿐이란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신득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우진이 편집장으로 있는 자유를 지향하는 동인지 '새벽'의 일을 돕기로 하면서, 두 소녀 사이에 처음으로 비밀이 생겼다. 영이는 학교 숙제로 처음으로 우진을 향해 느꼈던 설렘을 시로 썼다. 연정을 품기 시작한 소녀의 순수한 첫사랑이 담긴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러나 영이는 숙제를 잊었다는 신득의 이름으로 바꿔 시를 제출했고, 그만 이 시가 장원으로 뽑혔다. 장원에게는 우진과 다점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신득은 우진의 친절을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말았다. 하지만, 영이와 우진이 함께 걷는 모습을 목격했고, 그녀의 방에선 잃어버렸다던 구두까지 나왔다. 영이가 자신을 속이고 도둑질까지 했다고 오해한 신득은 "몸종인 너와 같은 분을 좋아한다는 게 내게 얼마나 큰 치욕인 줄 아느냐?"라며 모진 말을 쏟아냈다.
신득은 엉킨 관계의 매듭을 풀기로 결심했다. 우진에게는 장원 받은 시가 사실은 영이가 쓴 것이라며 진실을 밝혔고, 취조실에서 나온 영이에겐 "나한테 기회를 다오. 반드시 널 그분에게 보내줄게"라며 우진과 함께 도망갈 수 있는 배편을 마련했다. 이렇게 모든 것을 정리고는 남편에게 당당하게 "자립할 자신도 없는 주제에 모던이네 자유의지네 부르짖는 거 낯 뜨겁지 않습니까?"라며 '이혼'을 선언했다.
3년 후, 경성에는 신득이 쓴 첫 연애소설 '모단걸'이 여학생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경성 최초의 모단걸'이라며 인터뷰를 하는 신득과 그녀의 소식을 신문으로 접하며 미소짓는 영이와 우진. 아가씨와 몸종이란 시대가 만들어낸 신분을 넘어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게 된 두 소녀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성장을 통해 '모단걸'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 유쾌하고 따뜻한 시간이었다.
'모단걸'에 이어, UHD KBS 드라마스페셜 2020 두 번째 작품 '크레바스'는 오는 14일 오후 10시 30분 KBS에서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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