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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애 "인테리어 사기로 낭패, 선불주지 말걸"..엉망인 2층집→완벽 탈바꿈 [종합](신박한 정리)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1-03-23 00:09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딸과 단둘이 사는 2층집의 변신에 이경애가 감격했다.

22일 방송된 tvN '신박한 정리'에는 38년 차 개그우먼 이경애가 출연했다.

이경애는 딸이 그를 위해 정리를 의뢰했다. 이경애의 집은 장작들이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2층까지 뻥 뚫린 높은 층고와 0.5층 단차가 있는 특이한 구조의 집이었다.

이경애의 딸 희서양은 올해 17세로 고등학교에 들어간다고. 희서 양은 "엄마 가게가 많이 망했다. 폐업 이후 버리기도 아깝고 갖고 있자니 짐이되는 짐 때문에 어머니가 마음도 어두워지신 것 같다. 집이 정리되면 엄마 마음도 정리되지 않을까 해서 의뢰했다"고 밝혔다.

오랜 투병 끝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외진 이곳에 이경애와 김희서 모녀만 둘만 남았고, 꿈을 담았던 가게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폐업을 하게 됐다.

희서 양은 개인적인 요청 사항으로 "저는 조금 더 방이 깨끗해지고 여성스러운 방이었으면 좋겠다. 지금은 투박한 방이다"라고 말했다. 이경애는 "폐업하면서 나온 가구들을 방 안에 채워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2층 희서 양의 공간으로 올라가자 벽지 일부가 뜯겨져 있었다. 다른집 강아지가 와서 소변 테러를 해 뜯었다고. 2층에는 용도 불명의 공간도 있었다. 공통점 없이 늘어선 물건과 바닥에 튀어나온 물건에 이경에는 "제가 공사를 맡기면서 선불을 했다. 그런데 칸막이만 해놓고 도망갔다. 스위치를 눌러도 불이 안들어온다. 전기 연결도 안해놓은 거다"라고 털어놓았다. 폴딩도어도 거꾸로 달아놓아 문을 닫을 수 없었다. 박나래는 어이없다는 듯 허탈웃음을 지었다.

이경애는 "우리 둘이 사니까 이걸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공사가 잘못돼서 물이 새기도 한다. 전화번호가 없어져버렸다. 그때 '선불로 드리면 안되는 구나'를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폴딩도어 윗부분을 제대로 하지 않은 날림공사의 흔적, 뚤려있던 부분은 이경애 모녀가 셀프로 어설프게 수선해놓은 상태였다. 희서의 방은 큰 창이 있어 공간감은 좋지만 침실로 쓰기엔 너무 개방적이었다. 희서는 "이 방만 에어컨이 있다. 친구를 놀자고 불러서 방을 함께 옮겼다"라고 덧붙였다.

희서 양은 폐업한 식당 테이블을 침대 프레임으로 쓰고 있었다. 희서는 "가끔씩 매트리스가 미끄러져진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희서는 "제가 아이돌을 좋아해서 (앨범존을) 만들었는데 방이 좁아서 책을 다른 곳에 두어야 했다. 방 안에 모든 걸 함께 두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 다음 방은 희서의 운동방 겸 옷방, 본격적으로 장비를 갖추고 근력운동을 하는 곳이었다. 희서는 "운동 엄청 싫어한다. 근데 살이 찐 모습 보는 게 더 싫어서 운동을 참고 하고 있다. 제가 16kg를 뺐다. 운동 유튜브를 보면서 따라했다. 하나둘 운동기구를 사다보니까 이렇게 됐다. 규모가 점점 커졌다. 지금은 많이 없앤 거다"라고 말했다.

붙박이장 안에는 이경애가 가게에서 쓰던 물건들로 가득했다. 수납장 안의 파란 봉투는 재활용 페트병이 있었다. 이경애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비상식량이 있어야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그래서 식량을 보관하려고 페트병을 모아놨다. 100개를 목표로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경애는 "눈물이 나려고 한다. 코로나19로 두려움이 막 왔다. 혹시 이게 심해지면 정말 쌀도 없어서...나는 괜찮은데 우리 딸은 어떡하지. 공포가 왔다. 그때부터 '나는 안먹어도 우리 딸은 지켜야 하니까 쌀을 담아야겠다'라고 해서 모았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경애는 "한 번에 확 사업이 접어지니까 삶의 끈이 놓아지면서 불안한 마음이 너무 심하게 왔다. 우리 딸을 살리는 거라 생각했다"며 마흔 넘어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귀한 딸을 걱정했다.

인터뷰에서 희서는 "엄마가 사실은 되게 힘들었다고 말씀 하셨는데 전 엄마가 많이 극복하시고 알았다. 엄마 이야기를 듣고 미안했다. 왜 쓰레기를 모으냐고 엄청 뭐라고 했다. 저 때문에 모으시는 줄 몰랐다. '그런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하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반성했다.





다음 문제는 1층의 부실 공사 공간, 박나래는 "방 밖은 따뜻한데 방 안은 춥다"라고 어리둥절해 했다. 모두가 아까운 방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주방은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가득했지만 열어보면 역시 잡동사니로 채워져 있었다. 가정집보다는 업소 느낌이 물씬 나 정리가 시급했다. 아이스크림에 치즈, 업소용 대용량 재료들로 가득했다. 이경애는 "좀 서글픈 것들이다"라며 마음아파 미처 못버린 물건들을 늘어놓았다.

정리의 첫걸음은 바로 비우기. 이경애는 "집에 있어도 음식점이 있는 기분이었다"며 신나는 마음으로 물건들을 가지고 왔다. 한때 요리사가 꿈이었던 희서는 파티셰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조리도구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90년대 많이 썼던 메이크업 박스도 있었다.

이경애는 그림으로 마음의 아픔을 달랬고 희서는 1년간 모았던 60만 원가량의 돈으로 그림 도구를 선물했다. 이경애는 "그런게 너무 고마웠다. 이런 걸 받을 수 받을 수 없는 존재지만 나를 아껴주는 딸이 너무 고마운 거다. 우리 딸만 아니면 다 가져가도 아깝지 않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제 꿈은 사실 단란한 가정이었다. 그 하나뿐이었는데 평범해 보이는 그게 안됐다. 해준 것이 없다"라며 속상해 했다.

희서는 스트레스 검사에서 99.9%를 받았다고. 희서는 "99.9% 행복한 거라고 하더라"라며 '걱정거리'를 묻자 "없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경애는 "사춘기 때도 스트레스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희서는 "집이 변한 게 궁금해서 교복도 못갈아입고 왔다. 입학식 하고 바로 왔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근거리는 맘으로 들어서는 이경애 김희서 모녀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놀라움에 눈이 커졌다. 중구난방 뒤섞여 통일성 없던 공간에서 둘만의 아늑한 산장같은 거실이 된 모습.





눈을 가리고 도착한 희서의 운동방은 BTS의 '봄날'이라는 이름이 붙어 기대감을 높였다. 희서는 보자마자 믿을 수 없다는 듯 '우와' 감탄을 연발했다. 널찍한 운동방은 사랑스러운 소녀감성이 가득한 희서의 포근한 아지트로 변신했다. 이경애는 희서보다 더 기뻐하며 "대박"이라고 발을 굴렀다.

윤균상은 "희서가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이 어디냐"라고 물었고, 희서는 침대와 화장대를 고르며 "화장대가 제일 좋은 이유가 책상에 있다. 화장대가 있으니까 책상을 100% 쓸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인테리어 사기 탓에 뽁뽁이로 어설프게 막아놓았던 방은 유리로 바뀌었고 화사한 운동방으로 탈바꿈했다. 희서는 "저희 집인데 남의 집 놀러온 것 같다.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끄덕였다.

무용지물이었던 폴딩 도어를 과감히 없애고 탁 트인 공간으로, 가짜 조명 대신 은은한 간접등이 매력적인 휴식 공간도 이경애 모녀를 반겼다. 테이블은 빈박스를 활용해 보기 싫은 구조물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됐다.

액자 안에는 이경애 김희서 모녀의 몇 없는 사진이 있었다. 이경애는 "아빠가 없으니 제가 희서를 찍어줘야 해서 둘이 찍은 게 없다"고 말했다. 희서는 "저는 아빠가 섭섭한 건 없었다. 엄마가 없어서 섭섭?다. 엄마가 아빠 역할을 했다"라고 덧붙였다. 이경애는 "내가 세상이 무서워서 강한 남자처럼 살아왔는데 '이제 그게 바뀌나?' 이런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두려웠다. '이렇게 살았냐'고 흉을 볼까봐. 볼 수록 나쁜 것들만 보였는데 너무 감사하다"라고 눈물을 닦아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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