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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판 '어벤져스'의 탄생, 그 중심에는 배우 조민수(57)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액션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 박훈정 감독, 영화사 금월 제작)에서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 백총괄 역으로 4년 만에 '마녀' 시리즈로 귀환한 조민수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전편에 이어 '마녀 2'에 출연하게된 과정부터 시리즈에 대한 자부심을 고백했다.
특히 '마녀 2'는 전편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맹렬하게 자윤(김다미)을 쫓던 빌런 닥터 백으로 변신해 섬뜩한 카리스마를 선보인 조민수가 다시 한번 등장, '마녀' 세계관을 관통하는 인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조민수는 '마녀 2'에서 닥터 백과 180도 다른 성격의 쌍둥이 동생이자 베일에 싸인 마녀 프로젝트의 창시자로 등장, 아크에서 소녀(신시아)가 사라진 소식을 접하고 난 뒤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고자 본사 요원 조현(서은수)에게 소녀를 제거하라는 비밀 지령을 내리는 인물로 전편과 또 다른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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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편 '마녀'는 아시다시피 캐릭터가 남성에서 여성 캐릭터로 바뀐 작품이다. 건방진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잘한다면 '관객이 안 들어서 여성 영화가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무게감과 고민이 있었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었다. 이후 '마녀 2'가 만들어져서 행복했다. '마녀'라는 타이틀 덕에 여성 배우가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이 늘어난 것 같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다양한 영화에 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며 "사회 속 직업군이 다양해져야 여성 캐릭터가 다양해지는데 지금은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만큼 여성들이 한정됐던 분야가 확장되면서 점점 여성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우리는 지금 변화 안에 있다. 지금은 정말 많은 여성 캐릭터가 나오고 여성 캐릭터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이 나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곱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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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녀'는 나다 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솔직하게 백총괄은 연기하기 너무 힘든 캐릭터다. 몸을 쓸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전편의 닥터 백은 지금도 현장이 생생한데, 작은 공간에서 방대한 대사를 말해야 하는 신이 있었다. 그 당시 혼자 말을 하는 신임에도 몰입도가 높다는 평을 받아 행복했다. 관객을 지치지 않게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서 현장에 계속 있었고 그래서 꽤 힘들기도 했다. 정말 연습을 많이 했던 장면이었다. 그런데 '마녀 2' 백총괄은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대신 눈빛이 있었다. 갈 곳이 없고 답답해서 연기하는 나도 답답해 죽는 줄 알았다. 오죽하면 박훈정 감독에게 '나 일어나면 안돼?'라고 할 정도였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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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수는 김다미를 비롯해 2대 마녀 신시아, 그리고 새롭게 '마녀' 세계관에 합류한 이종석, 서은수와 호흡에 대해서도 대선배로서 인상적인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나는 후배 배우들의 에너지를 뺏어오고 싶다. 사실 연기는 핑퐁 게임이다. 그 부분이 소통이 되면 좋은 연기가 나온다. 배우들 사이의 주고받고가 정말 중요한 영화다. 팽팽하게 자기 역할을 하면 그 기류가 있는데 '마녀 2'에서 그러한 기류가 나온 장면을 화면을 통해 보니 또 다르더라"고 말했다.
1대 마녀 김다미와 2대 마녀 신시아와 호흡에 대해 "전편의 김다미는 나와 초반부터 많이 촬영했다. 그런데 신시아는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 많이 못 가서 마주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 평소 나는 내 촬영이 아니더라도 현장에 가는 편인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못 갔다. 그래서 완성된 영화가 더 긴장되고 궁금했다. 영화를 보니 내가 대본을 보며 상상했던 것과 비슷했다"며 "오랜만에 만난 김다미는 화면을 보자마자 '이제는 자리가 잡혔네'라는 생각이 들더라.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마녀 2'에서 백총괄과 함께 중요한 스토리라인을 담당한 이종석에 대해서는 "이종석은 군을 제대하고 첫 작품이었는데 첫인상이 '많이 쉬다 온 것 같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들었다. 서은수는 긴장감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보였다. 옆에서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연기는 가르쳐서 되는 게 아니다. 단지 상황에 따라 응원을 해줄 뿐이다"고 선배로서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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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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