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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레전드 탁구선수 현정화와 딸이 고민을 들고 오은영 박사에게 상담을 받았다.
현정화 감독에 이어 두 번째 고객님이 도착했다. 바로 현정화 감독의 딸 김서연였다. 오은영은 "저는 여배우가 앉는 줄 알았다"라며 딸의 미모에 감탄했다.
현재 기러기 생활을 한다는 현정화는 "저는 기러기보다는 독수리라고 하고 싶다"며 원할 땐 언제든 갈 수 있는 독수리라 자신을 칭했다. 김서연은 "저는 아빠랑 미국에서 살다가 중국으로, 현재는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살고 있다"라 말문을 열며 "엄마랑 안친해서 나왔다. 저는 엄마를 30% 정도 아는 것 같다. TV 속 모습으로만 안다. 탁구감독 현정화는 설명이 가능하지만 '엄마 현정화'로서는 할 말이 별로 없다. 중국 대학 입학 후에 룸메이트들이 엄마랑 전화하는 걸 봤는데 1~2시간 정도 길게 하더라. 그래서 신기했다. 저도 엄마랑 통화하고 같이 놀러다녀야 할 것 같은데 고민이다"라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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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김서연은 "한국에 있을 때도 밥 먹는 일이 자주 없다"면서 TV를 보며 드라마 이야기를 하거나 주로 개인적인 이야기는 안한다고. 현정화는 "남자친구 있는 것도 이미 알고 있어서 안물어본다. 간섭하지 않는다"라 밝혔다. 엄마와 딸 둘만 여행을 가진 않고 아빠와 딸의 여행 경험은 있었다.
딸은 머뭇거리다 "아마 지금까지 계속 필요성을 못느꼈다. 굳이. 근데 친구들이 저와 다르게 사는 걸 보고 한 번 해볼까? 해서 대화를 시도했는데 엄마는 '어 그랬어?'가 끝이었다. 그러니까 저 혼자 말하기가 그랬다"라고 고백했다. 현정화는 "남에 대한 얘기는 험담이 될 수도 있다. 전 딸의 친구 얘기는 관심이 없다. 사소한 얘기는 안한다"라 말했다. 현정화의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고.
엄마가 말해주지 않아서 엄마의 올림픽 활약 여상을 찾아본다는 딸, 오은영 박사는 "관계 좋은 먼 친척 같다"라며 찰떡 비유를 했다. 그제서야 관계의 심각성을 깨달은 모녀는 심각한 표정이 됐다. 오은영 박사는 "딸을 위해 만사를 제쳐두고 뭔갈 한 경험이 없는 것 같다"라 분석했고 현정화 감독은 "딸이 어릴 때 제가 국가 대표 감독을 맡았어서 매일 태능에 지냈다. 저도 사실 딸과 같이 있고 싶은데 일 때문에 그랬다"며 딸에게 미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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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저는 혼자 결정을 잘 못한다. 엄마가 아닌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한다. 사소한 결정조차 못한다"며 "잘못된 결정을 할까봐 걱정이 된다"라 전했고 오은영 박사는 "자기통제력이 높으면 의젓해보인다. 그게 지나친 편이다"라 분석했다. 김서연은 '운동선수의 꿈'에 대해 "어릴 때 탁구를 했는데 초등학교 때 대회에서 예선탈락을 해서 그만뒀다. 탁구를 한 걸 후회한다. 흑역사? 탁구선수의 딸이? 라며 기사도 났었다. 트라우마까진 아니어도 엄마에게 피해가 될까 걱정된다"라고 인터뷰 했다.
또 "선수시절 엄마의 일기장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게으르다'라며 자책한 내용이었다. 엄마는 게으르지 않은데 왜 이렇게 생각했지?라며 엄격한 엄마가 놀라웠다"라며 '탁구선수'로서의 엄마는 100점 만점에 150점이라 했다. 이어 "탁구선수로서는 최고보다 최고다. 되게 높은 빌딩 느낌이다"라면서도 "엄마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진 않다"라 말했다. 현정화 감독은 "저는 제 딸이 저 때문에 상처받지 않길 바란다. 엄마를 걱정하는, 일찍 철든 딸이 안타깝고 속상하다"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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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자녀들이 짊어지는 큰 부담감.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되는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 딸은 "엄마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일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퀄리티 타임'을 가지고 모녀간 양보단 질의 시간을 가지라 조언했다.
즉석에서 눈맞춤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현정화는 "눈이 예쁘다. 딸이 참 예쁘다"라며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고 딸은 "엄마는 하나도 안늙었다"라 수줍게 웃었다.
현정화 감독은 "딸 서연이가 작년에 올림픽이 끝나고 제가 들어갈 때 처음으로 편지를 써줬다. 공항에서 들어가고 나올 때였다. 너무 궁금해서 바로 읽어봤다. '나는 한 번도 엄마가 대단한 줄 몰랐는데 피부로 느낀다. 난 엄마처럼 통제력 없이 사는 것 같아서 엄마는 내 롤모델이 될 거다. 엄마 사랑해'라 써있는데 눈물이 왈칵 났다. 한 번도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었다. 그 마음이 고마웠다"라며 감동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