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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하균神? 부끄럽습니다"..신하균, '욘더'로 어려운 도전(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10-18 16:39 | 최종수정 2022-10-20 07:20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신하균에게도 '욘더'는 도전이었다.

이준익 감독의 첫 시리즈 연출작으로 관심을 받았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김정훈 오승현 극본, 이준익 연출)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질 예정. 이준익 감독이 처음으로 도전한 휴먼 멜로 드라마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돼 일부 관객들에게 공개된 바 있다. 여기에 티빙과 파라마운트+가 공동투자 제작한 첫 작품으로도 글로벌 무대에 함께 공개됐다.

신하균은 아내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을 연기한다. 죽은 아내로부터 의문의 메일을 받고 믿을 수 없는 재회를 하며 그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낀다. 한지민은 재현의 죽은 아내 이후로 분한다. 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살아갈 날보다 죽음 이후 영원한 행복을 계획하고, '욘더'를 선택해 낯선 세계로 재현을 이끈다.

'욘더'를 통해 색다른 감정 표현에 도전해야 했다는 신하균은 "감독님 얘기로는 이 이야기가 일인칭 심리극이라고 하셨는데 주연으로서 그런 심리를 계속해서 끌고 가는 역할을 큰 표현 없이 해나갈 수 있는 배역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했고 저에게도 도전이었다"고 밝혔다. 익숙하고도 새로운 이야기였던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손으로 만들어진 이야기. 신하균은 "어떻게 구현될지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재현이가 절제된 표현 안에서 감정을 응축시키며 끌고 가야해서 저에게도 도전이었고 어렵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제공
어려운 촬영도 많았다. 촬영 순서도 문제가 됐다.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무르익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작품은 계절상의 문제로 5, 6회를 먼저 촬영한 뒤 초반부를 촬영해야 하는 고충도 있었다. 신하균은 "거꾸로 촬영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이 사람이 여기에 가기까지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정도 표현하고 어떤 인물로 보여줘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욘더'에서의 밝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을 먼저 찍고 나니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득이 된 부분도 있고, 또 새롭게 표현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큰 표현을 하지 않아도 미세하게 감정변화를 집중해 보실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CG를 활용한 촬영들도 익숙지 않은 것이었다. 야외 촬영분까지도 전부 세트에서 진행해야 했던 상황에서 연기의 어려움을 처음 느끼기도 했다고 .신하균은 "블루매트 위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이 사실 좀 썰렁하기는 하다. 우리가 3부에서 등장한 잠수교 장면도 사실은 그곳이 아니다. 세트 안에서 촬영하고 비슷한 도로를 찾아서 휑한 도로에서 촬영한 것이다. 그리고 차 안에서 차가 가는 장면들도 거의 다 세트에서 촬영했고, 사실은 그런 날씨,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느끼는 척을 해야 했다. 그런 부분은 CG 슈퍼바이저가 전달해주시는 것을 참고해 상상해서 연기했다"고 했다.

블루매트 위에서 펼쳐지는 촬영도 익숙지 않은데, 심지어 1인 심리극처럼 연기해야 했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신하균은 "가져가야 하는 감정 라인이 있고 표현 수위가 있는데 넘치지 못한다. 재현이란 인물은 '괴물'처럼 뭔가 폭발하거나 그런 게 없다. 그 안에서 미세한 감정 표현으로 호흡 하나, 눈의 떨림 하나, 시선, 이주 미세한 부분을 보시는 분들이 집중해서 '뭘까' '저 사람의 심리는 뭘까' 하면서 따라가게 만드는 표현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 선을 타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 뭔가 슬프고 화나면 화나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며 가면은 오히려 조금 쉽지 않을까 싶은데, 이건 그 안에서 응축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너무 안하면 집중이 깨지고. 그 선을 타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제공
다만, 극도로 집중한 감정 속에서 터져나오는 눈물을 만나는 순간을 느끼기도. 신하균은 "대본에는 그냥 누워서 천장을 보다 담담히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었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등을 보이고, 얼굴을 맞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셨다. 그걸 감독님이 시연을 하셨는데 사실 좀 이상했다. 그래서 다들 반대했었다. 저는 사실 풀샷으로 보일 때는 장면이 우스꽝스러울 수 있지만, 그걸 지켜보는 참관하는 분들이 있기에 죽는 그 순간을 재현만이 담고 싶은 마음이 있을 것 같았다. 제가 그렇게 눈물이 날지 몰랐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감정이 올라와서 눈물이 나오기도 했다. 사실 저는 그런 눈물까지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저도 모르게 나오는 눈물이 그 정도로 나오는 게 맞다는 생각도 들더라. 눈물을 흘리는 신이 딱 두 번인데, 그 두 부분이 적절하게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신하균은 늘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받고 사는 배우. '하균신'이라는 별명도 그의 연기로 인해 붙었다. 신하균은 "(연기는) 늘 어렵다. 막막하다 새로운 걸 시작할 때는 안 해봤고, 새롭고 독창적이고, 제 능력치에 벗어나는 역할이라도 마음에 들면 하는 편인데, 하면서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막상 하다 보면 이제 맞나 싶기도 하고, 촬영장에서 표현이 잘 안되거나 결정이 잘못되거나 그랬던 것이 느껴지면 돌아오는 길에 반성도 하고 그러는 편인데 제 성격이 그래서. 그런 것이다. 얻어가는 것이라고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절제된 감정 안에서 이야기를 끝까지 끌고나가는 역할을 아직 안해본 것 같은데 그런 부분을 해봤다는 것"이라며 '욘더'의 의미를 떠올렸다.


사진=티빙 제공
이어 신하균은 늘 '아쉬운 부분도 있고, 보람찬 부분도 있고'라는 종영 소감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자신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부분은 항상 연기가 완벽할 수도 없고, 완벽하게 하고자 하는데 허점들이 많이 보인다. 각자 배우들이 끝나고 나면 아쉽다고 하는 것이 그런 부분일 것이다. 보시는 분들은 크게 못 느끼겠지만 우리가 각자 연기를 봤을 때 흠이 먼저 보이는데 바꿀 수 없으니 괴롭다. 공연하거나 연극하면 다음 날 더 좋게 공연하면 되는데, 이건 이미 카메라로 저장이 돼있으면 바꿀 수 없으니 굉장히 아쉽고 힘들다. 그래서 다음 작품에서는 절대 같은 실수를 하지 말고, 좀 더 나은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항상 드는 것이다"라며 "보람찬 부분은 아직 다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제가 또 전할 수 있어서. 또 새로운 부분을 느끼게끔 할 수 있다는 지점이 보람되고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고 그렇다"고 했다.

'하균신(神)'이라는 별명으로 "연기 잘한다"는 칭찬을 싹쓸이하는 중인 신하균이다. 그는 "신하균이라고 불러주시지 왜 자꾸 성을 왜(뒤로 보내냐)"라며 "부끄럽습니다. 아주 부끄럽습니다"라고 말하며 쑥스럽게 웃었다.

'욘더'는 14일 오후 티빙을 통해 3편이 공개됐으며 21일 최종회까지 공개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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