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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반에서 1등을 하면 전교 등수를 물어보셨다."
오상진의 부모님은 손녀 수아의 생일파티를 위해 약속시간에 딱 맞춰 아들 부부 집에 도착했다. 이대 섬유 예술 전공이라는 오상진 어머니는 화려한 패션감각을 드러내며 등장했다. H중공업 상무 출신인 오상진 아버지는 뒤태부터 남다른 포스를 보여줬다.
오상진 부자는 거실에서 수아와 놀아주면서도 어색한 분위기. 오상진은 괜히 주방에도 가 봤다가 거실에서 수아의 피아노를 만지작거렸다. 김소영은 오상진이 아버지에게 실 없는 소리를 잘 안 하려고 하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상진의 아버지는 별명 '킬러'를 언급하며 "'아빠가 엄격했다'라고 하는데 사실 엄격했다 생각한 적은 딱히 없다. 무뚝뚝한 건 맞는데"라고 말했다. 이에 오상진은 "자상하신 분인데 예를 들면 칭찬보다는 더 높은 목표를 제안하셨다"고 말했다.
이에 오상진의 아버지는 처음으로 진심을 털어놨다. 그는 "제가 27살 일찍부터 사회생활 시작했는데 지방대 나와서 입사하니까 학벌이 항상 핸디캡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흘린 눈물과 수모를 아들은 몰랐으면 좋겠어서, '조금만 더'라는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미안하고 후회된다"고 속내를 털어놓은 아버지는 아들 오상진에 대해 "어디 내놔도 자랑스런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존재만으로 귀한 아들이다. 아들이 아빠보다 잘 된 것보다 더 기쁜일이 어디있겠냐. 어디가서도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아들이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 말을 들은 오상진은 "처음 들어본다. 킬러 아버지 얘기 안 해야겠다"며 눈물 흘렸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