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김복준 형사의 강력한 성범죄 검거썰이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복준 형사는 "제가 계장이 됐을 당시 저희 팀에서 맡은 사건 중에 성폭행 사건이 있었다. 고소를 당한 사람의 정체가 잘 나가는 지역 인사인 거다. 권력자이자 인격자라 소문이 자자한 사람이 피의자였다"라 말문을 열었다.
|
그는 "그 후로 1년이 지나고 또 같은 범행수법으로 같은 피의자가 잡혀왔는데 또 무혐의가 났다. 6개월 후 또 동일한 피의자와 수법. 저는 그때 '이건 아니다' 싶었다. 분명히 문제가 있다 싶어서 '지금부터 이 사건 내가 맡겠다' 해서 3건의 사건을 정밀 분석했다. 쫙 분석을 해보니까 수사 잘하면 되겠더라"라 회상했다.
김복준 형사는 "일단 피의자를 소환했는데 거들먹거리면서 '이상한 여자가 한 얘기 가지고 또 불러. 이번엔 계장이 직접 한다는 거야?'라 하더라. 일부러 더 극진하게 깍듯하게 대하며 호감을 샀다. 일부러 길게 조사를 했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조금씩 자세가 흐트러지더라. 그 시간이 중요하다. 작전은 그때부터 시작이다"라 말해 모두를 집중하게 했다.
|
이어 "피의자에게 질문할 때 메모지를 하나 두면서 질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일부러 화장실로 갔다. 사실은 화장실에 간 게 아니고 피의자를 살펴봤다. 내가 자리를 비우니까 피의자가 메모지를 쓱 보더라. 다시 들어가서 '선생님 부탁 하나만 드릴게요. 저랑 화장실 가서 바지 한 번 내려주시죠' 했다"며 "그랬더니 화를 막 내더라. 그래도 표정을 보는데 아주 긍정적이었다. '딱 하나만 확인하고 이 사건은 종료하겠다' 하니까 알겠다 하더라"라 했다.
그러면서 "사실 그건 본인 스스로 벗어야 한다. 제가 강제로 할 수 없는 일이다. '죄송합니다' 하면서 봤다. 속옷까지 완전히 내린 후 보자마자 바로 수갑을 채워버렸다. 피의자는 어리둥절해 했지만 제가 체포할 수 있던 이유가 있다"라 밝혔다.
바로 "피해자들이 3번에 걸쳐 고소장을 접수했는데 진술서 작성 시 필수적으로 범인의 특정 부위 생김새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피해자 세 사람 역시 내용을 적었지만 메모지에는 정반대로 기재해놨다. 피의자는 몰래 그걸 훔쳐보고 잘못알고 있다고 생각한 거다. '까짓것 바지 벗지 뭐' 하고 벗은 거다"라 했다.
|
김복준 형사는 "피의자는 땅바닥을 딱 치더니 인정했다. 당일에 구속영장을 신청해서 구속이 됐다. 잘나가던 지역 인사에서 김복준이라는 쌍심줄을 만나서 한순간에 범죄자가 됐다. 그 이후에 가끔 소식이 들려왔는데 그런 사람이 잘 살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지 않냐. 역시 기대대로 잘 못살고 있더라"라며 사이다 썰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형사로서의 소신을 지켰기 때문에 늦은 나이에 퇴직한 후에도 여러분 앞에 이런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겠냐. 그래서 쌈씰줄 악질형사로 산 게 후회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그런 고집을 갖고 살아갈테니 격려해달라"라 마무리 했다.
shy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