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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칠두, 화려한 모델의 이면 '생활고 호소'…"건설현장서도 안받아줘" (특종세상)[종합]

김수현 기자

기사입력 2023-04-27 22:21 | 최종수정 2023-04-27 22:31


김칠두, 화려한 모델의 이면 '생활고 호소'…"건설현장서도 안받아줘" (…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화려해보이지만 실상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시니어모델 김칠두가 현실을 보여줬다.

2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대한민국 1호 시니어모델 김칠두를 조명했다.

대한민국 제 1호 시니어 모델 김칠두는 2018년 F/W 서울 패션 쉬크에서 런웨이 모델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국내 패션쇼 메인을 맡으며 전설이 됐다.

'내 반쪽'이라 소개한 아내와 반려견 구찌도 소개했다. 집에 온 김칠두는 동묘에서 사온 특이한 옷들을 입어보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모델생활 하면서 받은 옷과 직접 산 옷 등 김칠두의 드레스룸에는 옷들이 가득 차 있었다. 아내는 "맨 처음에 집에 인사를 오겠다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올백으로 왔다. 친정 부모님이 말을 못하고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다"라 회상했다.

젊은 시절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는 김칠두는 사업을 하다 모두 말아먹었지만 64세에 모델이 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타고난 모델 포스를 가진 김칠두는 트로피 역시 많이 받았다. 김칠두는 우연찮게 모델 학원 등록 20일 만에 초고속 데뷔, 데뷔하자마자 화제의 인물이 됐다.


김칠두, 화려한 모델의 이면 '생활고 호소'…"건설현장서도 안받아줘" (…
두달 전 무릎 연골 수술을 한 아내를 위해 청소는 도맡아 했다. 표현은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워도 소문난 애처가라는 김칠두는 아내를 위해 청소는 물론 빨래까지 했다.

김칠두는 "조그만 슈퍼를 하다 욕심이 생겨서 연탄장수 등 장사를 쭉 했다. 그러고 나서 순댓국에 손을 댔다"라 회상했고 아내는 "벽돌 같은 거 지게에다 지고 가는 걸 보게됐다. 뭐가 없어서 달라 하려고 애기를 엎고 갔는데 그 광경을 보니까 가슴이 아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분유살 돈 조차 없었던 가족을 위해 김칠두는 성공가도를 달렸지만 60대 중반에 사업을 실패하며 모든 걸 잃었다.


김칠두는 "나이 먹을 수록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예쁨을 받는다"라며 직접 아내를 위해 요리를 했다. 겉모습은 서구적인데 조선시대 사람처럼 가부장적이었다는 김칠두는 나이가 들면서 많이 변했다고. 사업 실패 후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 딸은 가진 돈을 다 털어 아빠의 학원비를 지원했다.


김칠두, 화려한 모델의 이면 '생활고 호소'…"건설현장서도 안받아줘" (…
요즘도 종종 모델학원을 찾는다는 김칠두는 스케줄이 없을 때 워킹 연습을 한다고. 김칠두는 자기 워킹뿐만 아니라 후배들의 워킹을 보면서 조언도 해줬다. 시니어모델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김칠두, 그를 보며 인생 2막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었다.

순대국 장사를 시작했던 가게를 찾은 김칠두와 아내, 지역에서 유명한 맛집이었던 가게는 직접 운영하는 가게만 4곳에 체인점을 15군데를 냈었다고. 27년간 운영했던 순댓국집. 김칠두는 사업 실패 후 모든 가게를 정리하고 처남 부부에게 비법을 전수했다.

처남부부는 "2호점에 있을 때 돈 세느라 손이 아팠다. 장사도 어느 정도여야지 손님이 무서웠다"라 회상했다. 김칠두도 "꼬박꼬박 한 달에 1천 2백만원씩 가져다 줬다"라 말을 보탰다. 여러 사업을 한 번에 하던 김칠두는 장사욕심이 많아 일을 벌리다 사업을 말아먹고 망했다.

대학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던 딸은 용돈 벌이 겸 가야금 레슨을 한다고. 현재 둘째 임신 중인 딸, 김칠두는 서울대 국악과를 수석 입학할 정도로 재원이었다는 딸을 끝까지 뒷바라지 못했다는 죄책감도 있었다.


김칠두, 화려한 모델의 이면 '생활고 호소'…"건설현장서도 안받아줘" (…
보증금 4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 선으로 이사를 가고 싶은 김칠두 부부는 현관을 열면 도로가 보이는 다세대 주택에 반지하까지 돌아봤다. 집을 줄여 이사를 가야 하는 기분이란 심란했다. 각오는 했지만 혹독한 현실 앞에 기운이 빠졌다.

슈트 차림으로 한껏 빼입은 김칠두는 대한민국 대표 디자이너 이상봉을 찾아갔다. 김칠두는 "일이 있을 땐 있고 없으면 먹고 살 게 없다. 남들이 봤을 땐 제가 화려하고 돈도 많이 벌었을 거 같은데 배고픈 직업이다"라 털어놓았다.

안정된 생활을 하기엔 불규칙한 수입의 모델이기에 김칠두는 택시회사를 찾아 구직을 문의하기도 했다. 택시 자격증 취득을 해야 하는 기사는 능력 별로 수입도 달랐다. 거기에 모델로서 트레이드 마크인 수염도 포기해야 했다.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운 김칠두는 고민했다.

트로트가수 활동도 준비했던 김칠두, 그는 요즘 홀로 주차된 차 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는 가수로서 가능성을 보기 위해 트로트계의 거성 강진을 찾았다. 즉석에서 보컬레슨도 했다.

50년 지기 고등학교 동창생을 만난 김칠두에게 친구들이 칭찬이 쏟아졌다. 언제나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인 김칠두의 얼굴이 환한 미소로 가득했다. 어릴 때부터 달랐다는 김칠두는 학창시절부터 끼가 있었다. 힘든 상황에 김칠두는 친구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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