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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태리와 오정세의 쌍방 구원서사가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관계에 변화가 생겼다. 해상의 집안이 부에 대한 끝없는 욕망으로 어린 아이를 끔찍하게 죽여 악귀를 만들었다는 잔인한 진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너진 해상에게 '어둑시니'가 덮쳤을 때, 그를 끝 모를 어둠 속에서 끌어낸 사람은 바로 등을 돌렸던 산영이었다. 정신이 돌아온 해상은 "괴로운 환상을 보며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는데, 그때 산영씨가 손을 잡아줬다"고 털어놓았다. 마음으로는 용서가 되지 않았던 산영 역시 평생 외롭게 살았을 해상이 속죄해왔던 시간을 이해한다고 답했다.
김은희 작가는 전작 '킹덤'의 조선판 좀비에 사연을 부여했던 것처럼, '악귀'에 등장하는 여러 귀신에 각각의 전사를 쌓았고, 이는 미스터리를 푸는 열쇠로 연결됐다. 그 과정에서 산영과 해상은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기도 했다. 산영은 지난 방송에서 악귀의 잔혹한 희생에 애달픈 마음이 생겼고, 없애야 하는 악귀가 자신에게 꼭 필요하다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다. 해상은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만든 건 그동안 본인도 누리고 살았던 부를 축적하기 위한 자신의 집안이었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그로 인해 이들의 관계가 변화하면서도, 종국엔 같은 목표를 향해 가게 되는 서사는 '악귀'의 또 다른 재미 포인트이기도 하다.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쌓여가는 감동적인 구원서사가 시청자들의 가슴에 더 닿을 수 있었던 데는 산영과 해상이 겪는 세밀한 감정 변화에 설득력을 부여한 김태리와 오정세의 산해진미 케미와 연기 덕이 컸다.
서로가 서로를 구원하며 다시 손을 잡은 두 사람이 어떻게 '악귀'를 없앨지는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악귀'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제작진은 "악귀와 관련된 5개의 물건 중, 산영과 해상이 찾아내야 할 초자병과 옥비녀가 남아있다. 그리고 산영의 아버지 강모(진선규)가 왜 악귀를 없애지 못했는지 이유도 알아내야 한다. 산영이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는 등, 악귀가 점점 더 산영을 잠식하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의 공조가 어떤 결말로 귀결될지, 끝까지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악귀'는 매주 금, 토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