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8월 4일 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천수진/극본 황진영)이 첫 방송됐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역사멜로드라마로 믿고 보는 제작진, 믿고 보는 배우들이 만나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베일 벗은 '연인'은 대중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큼 아름답고 유려했다. 스토리, 영상미, 연출, 배우들의 열연까지 완벽했다. 사극명가 MBC의 저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60분이었다. 이날 방송은 전국 기준 시청률 5.4%를, 순간 최고 시청률은 7.1%를 기록하며 순조롭게 스타트했다. (닐슨코리아)
그런 유길채가 마음에 두고 있는 사내는, 절친한 벗 경은애(이다인 분)의 정혼자 남연준(이학주 분)이었다. 남연준은 명나라와 전쟁 중인 후금이 조선 임금에게 보낸 굴욕적인 사신 이야기를 꺼내며 능군리 유생들에게 상소를 올리자고 주장했다. 남연준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을 때 의문의 사내 이장현이 등장했다. 이장현은 남연준의 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랑캐라 여기는 후금이 이길 수도 있으며, 천명이 명나라에 있다고 굳게 믿는 유생들의 생각이 허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고 유유히 사라진 이장현은 단번에 능군리에 화제로 떠올랐다.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지만 서원에 들어가지 못하는가 하면 '비혼(非婚)'을 주장하며 많은 여인들의 마음을 울렸다고. 일각에서는 이장현이 본래는 상놈인데 돈으로 공명첩을 사 양반 행세를 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남연준의 말에 반박하는 이장현을 보고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게 된 유길채도 호기심을 보였다.
남연준이 오지 않았음에 뿔이 난 유길채는 다시 줄이 다 고쳐지지 않은 그네로 올랐다. 그러다 공중에서 그네 줄이 툭 끊어졌고, 유길채의 몸은 공중에 붕 떠올랐다. 때마침 언덕에 도착한 이장현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이장현 품에 쏙 안긴 유길채. 순간 두 사람의 눈빛이 맞닿았다. 이어 "분꽃이 피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습니까? 내 오늘… 그 진기한 소리를 들었소"라는 이장현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길채를 향한 이장현의 사랑이 시작됨을 암시하는 1회 엔딩이었다.
'연인' 첫 회는 묵직한 오프닝에 이어 남자 주인공 이장현의 강렬한 등장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이어 이장현이 목숨을 걸고 사랑할 여인 유길채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유로운 능군리 장면과 병자호란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는 조정의 묵직한 장면들을 교차로 보여주며, 이후 전쟁이 일어났을 때의 참혹함이 더 크게 와닿도록 만들었다. 캐릭터는 살아 숨 쉬듯 매력적이었으며, 이를 구현한 배우들의 연기력도 탁월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 아름다운 곳을 찾아다니며 촬영했다는 제작진 및 배우들의 말처럼, 영상미는 눈부셨다.
말 그대로 아름답고 유려한 60분이었다. 왜 MBC가 사극명가인지, 왜 남궁민이 대한민국 최고 배우인지, 왜 안은진이 대체불가 배우인지 오롯이 입증한 60분이었다. 첫 회부터 대작의 향기를 제대로 터뜨린 '연인'이 앞으로 펼쳐낼 가슴 시린 운명 대서사시가 미치도록 기대된다. MBC 새 금토드라마 '연인' 2회는 8월 5일 토요일 바로 오늘 밤 9시 50분 방송된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