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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2005년 연예 대상을 처음 수상한 이후, 차곡차곡 품에 안은 대상 트로피만 19개다. 그것도 2022년까지, 17년 동안 딱 두 해만 제외하고 꼬박꼬박 대상을 받았다.
사실 유재석이 최근 거쳐 온 콘텐츠 이력만 봐도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우선 현재 방송 중인 지상파 및 케이블 간판 예능 '놀면 뭐하니?', '런닝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장수 출연으로, 유재석이 상징적인 프로그램이다. 해당 프로그램들로 안정된 '1인자' 길을 보장할 수도 있지만, 유재석은 이러한 TV 예능에만 머물지 않고, 미디어 변화에 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먼저 2018년부터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에 출연했는데,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스트리밍 플랫폼 시스템임에도 유재석의 움직임은 발 빨랐다. '범인은 바로 너!'는 넷플릭스가 최초로 선보이는 국내 오리지널 예능 콘텐츠라는 점에서, 시대 흐름을 빠르게 읽고 꿰뚫어 보는 유재석의 혜안을 짐작케 한다. 실제 '범인은 바로 너!'는 동남아 등 해외 지역에서 시청 톱10 순위 안에 랭크, K-예능을 물꼬를 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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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콘셉트와 스케일 등을 따져봤을 때, 해당 프로그램들은 TV 예능의 제한적인 부분을 깼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프로그램의 성공을 따지는 파급력을 따져봤을 때는, 예능은 아직 TV라는 플랫폼이 더 대중적인 힘을 가진다는 평이다. 유재석도 이를 고려했다면, 시청률과 화제성이 보장된 프라임대 TV 예능을 더 할 수도 있었겠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의 스트리밍 콘텐츠를 선택하는 유재석의 맹렬한 도전 정신과 흐름을 읽는 안목은, 다른 예능인들과 업계에 긍정적 자극을 주는 계기가 된 모양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유튜브 채널 '뜬뜬'의 웹예능 '핑계고'를 이끌고 있다. 베테랑 남자 톱예능인이 본격적으로 유튜브 콘텐츠에 뛰어든 것은 이례적으로, 시작부터 화제를 모은 바다. '핑계고'는 유재석이 친분이 깊은 게스트들과 수다 떠는 내용으로, 유재석의 복지 콘텐츠로 통한다. 유재석은 '핑계고'를 통해 TV 방송 심의 및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진행을 선보여, MZ 세대를 사로잡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실제 영상 전반적으로 조회수 300만 회를 돌파, 화제의 히트작이 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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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유재석은 경력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가 하면, 빠르게 흐르는 영상 시장에 대한 높은 통찰력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역량을 인정받아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남자예능인상을 수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도 역시 '유느님'이라는 것을 재증명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은 분명 두려운 일이다. 특히나 1인자에게는 더더욱 까다롭고 힘에 겨울 수 있다. 1등이 조금이라도 주춤하거나 빈틈이 보이는 순간 바로 위기론으로 대두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재석은 이를 염려해 꺼리기 보다는, 정통으로 맞서 더 큰 결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것이 유재석이 오랜 시간 톱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이자, 사람들이 그에게 환호하는 이유이며, 앞으로도 그의 '무한도전'이 계속돼야 할 이유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