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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유이가 철벽모드를 다시 발동했다.
태민은 태호의 무릎을 베고 잠든 효심을 보자 질투심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차가워 보일 정도로 차분한 그가 "왜 너랑 있냐"며 따지듯 추궁하더니, "앞으로는 같이 술 마시지 말라"며 경고까지 날린 이유였다. 심지어 자신이 효심과 더 오래됐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그렇게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선 넘는 일 하지 말라"고 화를 표출했다. 이토록 감정적인 태민을 처음 본 태호는 이상함을 감지했다. 태민이 좋아하는 여자가 효심일지도 모른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처음으로 든 순간이었다.
여자 때문에 사촌 형제지간에 얼굴을 붉힐 뻔한 상황이었지만, 정작 효심은 두 사람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태호의 제안으로 골프의류 론칭쇼 런웨이 예행 연습을 할 때도 효심의 머릿속에는 온통 '돈' 생각뿐이었다. 태호가 "한국에 아무도 없다. 그래서 그쪽한테 많은 의지가 된다. 전화 좀 자주 해도 되냐"고 다정하게 다가가도, 그녀의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밥도 먹고, 연락도 하고, 이야기도 들어달라는 그의 애교 섞인 플러팅에도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효심의 마음엔 태호도, 태민도 비집고 들어갈 틈이 허락되지 않았다. 선순이 갑작스레 수십년 전 사라진 남편의 제사를 지내겠다며 4남매를 전부 소환한 것.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효심은 론칭쇼가 끝나자마자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힘겨운 현실에 자신의 마음조차 들여다볼 여유가 없어 애처로운 효심, 그리고 그런 효심의 뒷모습을 속절없이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태호와 태민 형제, 엇갈린 삼각 로맨스가 안타까움을 자아낸 가운데, 얼마 전까지 남편을 찾겠다며 강원도까지 쫓아가 사달을 냈던 선순이 갑자기 제사를 지내겠다는 연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폭발한 엔딩이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