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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학씨 아저씨'의 후폭풍이 생각보다 거세다.
최대훈은 극 중 도동리 썅길이, 부상길 역을 맡았다. 거침없는 언행과 예의 없는 태도로 상길이가 아닌 썅길이라고 불리는 그는 '기세'만으로 삶을 이어가는 인물. 서슬 퍼런 눈으로 날것 같던 젊은 시절을 보내고 주변에 인심이라고는 뇌물뿐이고 진심이라고는 앙심만 안고 살아왔다. 가족은 뒷전에 '나'밖에 모르는 가장의 모습은 철없고 이기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누구도 이유를 묻지 않았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도 아버지였다. 자식 일이라면 고개를 숙이고 납작 엎드릴 줄 아는 아버지. "학 씨"를 외쳐대며 제 나름의 체면을 스스로 치켜세우며 살아온 그가 어쩐지 그 시절 아버지와 닮았다.
30대부터 60대까지, 최대훈은 30년 세월을 부상길로 빼곡히 살았다. 젊은 시절 있는 멋없는 멋 다 부리며 멋들어지게 사는 중년 부상길은 거칠 것이 없었고 딱 벌어진 어깨를 더욱 꼿꼿이 펴고 허리춤에 손을 짚어 제 덩치를 더욱 키워냈다. 나이가 들며 배는 점점 나오고 걸음걸이마저 세월을 입은 듯 느릿해져 갔고 눈동자에는 생기보다 눈치가 빤해졌다. 밉상에 진상이던 부상길이 이상하게 밉지 않았고 자꾸만 눈길이 닿아 갈수록 짠해졌다. 최대훈은 그렇게 부상길을 미워할 틈을 주지 않았다. 미운 정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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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최대훈은 '더 원더풀스'를 차기작으로 확정해 촬영에 한창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득세하던 1999년,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해성시의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초능력 코믹 액션 어드벤처다. 최대훈은 극중 해성시의 공식 개진상 '손경훈' 역으로 찾아온다. 하자 있는 초능력을 가지고 빌런에 맞서는 진상력 만렙 최대훈의 새 얼굴에 기대가 모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