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넥슨과 크래프톤의 질주가 올 1분기에도 계속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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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처음으로 연 매출 4조원을 달성한 넥슨, 창사 후 처음으로 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크래프톤의 실적은 1분기에도 여전했다. 두 회사의 공통점은 기존 히트 IP가 매출을 끌고, 신규 IP가 뒤를 받쳤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넥슨은 1139억엔(약 1조 820억원)의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로는 5% 느는데 그쳤지만, 416억엔(약 395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다. 주요 캐시카우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FC' 프랜차이즈 등 3종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해 21% 증가하며 다른 게임의 감소세를 상쇄시켰다. 또 3월 말 함께 출시한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과 '마비노기 모바일'이 국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1분기 실적에 기여했고, 2분기를 더 기대케 하는 원동력이 됐다.
크래프톤은 8742억원의 매출과 457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또 다시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31.3%와 47.3%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 역시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온라인과 모바일 모두 견조한 상승세를 유지한데다, 3월 얼리 액세스로 출시한 신작 '인조이' 역시 일주일만에 100만장 이상 판매되며 신구 IP의 조화를 보여줬다. 향후 기대작 '어비스 오브 던전'(전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함께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익스트랙션 슈팅 장르 '프로젝트 블랙버짓'과 배틀로얄 콘솔 게임 '프로젝트 발러', 퍼블리싱을 시작한 생존 생활 시뮬 게임 '딩컴'과 스핀오프 게임인 '딩컴 투게더' 등을 통해 넥슨에 이어 두번째로 연 매출 3조원 돌파는 물론 연 영업이익 2조원 달성을 동시에 노릴 기세다.
넷마블은 지난해 3년만에 영업이익 흑자로 기분 좋은 클로징을 한데 이어, 1분기에는 497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1243%나 상승하는 기록적인 수치로 완전한 상승세를 입증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글로벌 흥행과 함께 신작 'RF 온라인 넥스트'의 흥행이 영향을 미쳤다. 또 이달 중순 출시한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매출 1위에 오르며 초반 흥행을 보여주고 있어 2분기 실적에도 청신호를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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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신작
이들 3개사에 비교해 올 1분기에 영업이익에서 뚜렷한 성장세나 수치를 보여준 회사는 거의 없었다.
컴투스와 넵튠, 데브시스터즈 등 소수의 중견이나 중소회사들이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는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100억원 미만에 그치며 최근 수년간 정체를 거듭하고 있는 게임업계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첫 연단위 영업이익 적자를 딛고, 올 1분기 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 8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리니지' IP 시리즈의 매출 하락세가 여전한 상황이다. 결국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대형 신작 '아이온2'이 실적 반전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지분 및 판권 투자를 단행한 문 로버 게임즈, 버추얼 알케미, 빅게임스튜디오, 엠티베슬 등 국내외 게임사들의 매출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는 시점에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일단 올해가 아닌 2026년 매출 목표 가이던스를 최소 2조원으로 발표, 내년을 그 시발점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예전 5대 게임사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손실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액도 1229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신작 부재 및 라이브 게임의 매출 자연 감소 때문이다. 일단 1분기에는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한 가운데, 2분기 '크로노 오디세이'의 글로벌 테스트를 실시하고 하반기에 '섹션13', '가디스 오더', '갓 세이브 버밍엄' 등 신작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펄어비스는 52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을 한 가운데, 올 4분기 출시 예정인 '붉은사막'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