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안은 韓영화 6월 연휴 맞불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5-05-28 09:04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5월 황금 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찾아온 6월 징검다리 연휴로 극장가가 다시 분주해진 가운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두 편의 한국 영화가 연휴 대목을 노리고 관객을 찾는다.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인한 임시공휴일 지정과 함께 6월 6일 현충일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극장가는 두 편의 한국 영화를 배치했다. 30일 동시 개봉하는 코믹 액션 영화 '하이파이브'(강형철 감독, 안나푸르나필름 제작)와 휴먼 영화 '소주전쟁'(더 램프 제작)이다.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하 '미션 임파서블8',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의 독주를 저지하고 새로운 흥행 강자를 노리며 출사표를 던진 '하이파이브'와 '소주전쟁'이지만 작품이 공개되기 전 각각 영화를 둘러싼 치명적인 리스크로 인해 관객은 '반신반의'하는 중. 두 편의 신작이 리스크를 극복하고 극장가 텐션을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
영화 '하이파이브'의 언론 시사회가 26일 용산CGV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박진영, 오정세, 김희원, 강형철 감독, 라미란, 안재홍, 이재인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5.26/
▶ '마약 사범'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

먼저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에서 주로 다뤄졌던 소재 초능력을 한국 정서에 맞게 재해석한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을 받은 후 초능력을 갖게 됐다는 독특한 발상에서 시작한다. 이식받은 장기의 기능에 따라 괴력과 스피드, 강풍 같은 폐활량, 치유력, 전자기파 조종 등 각각의 초능력으로 치환해 색다른 재미를 부여한 것. 특히 평범하기 그지없는 인물들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벌어지는 예측 불가한 케미스트리를 풀어낸 '하이파이브'는 그동안 '과속스캔들'(08) '써니'(11) '타짜-신의 손'(14) '스윙키즈'(18)를 연출한 강형철 감독 특유의 따뜻함 속 웃음 인장이 곳곳에 남겨진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모두 어필할 수 있는 팝콘 무비로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캐스팅 역시 '사기'급이다. 아역부터 '연기 괴물'로 불렸던 이재인을 주축으로 안재홍, 라미란, 김희원, 유아인, 오정세, 박진영, 신구까지 합류한 '하이파이브'는 탄탄한 각본 위에서 춤추는 명배우들의 구멍 없는 열연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연출, 연기, 스토리까지 균형 잡힌 '하이파이브'로 흥행까지 탄탄대로겠지만 문제는 '마약 사범' 유아인 리스크다. 충격적인 마약 스캔들을 일으킨 유아인을 향한 대중의 비난은 여전하기 때문. 앞서 지난 3월 가까스로 개봉한 유아인의 신작 '승부'(김형주 감독)가 214만명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180만명)을 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저변에는 비호감이 된 유아인의 평가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고 실제로 유아인 때문에 관람을 꺼리는 관객도 상당했다. 마찬가지로 '하이파이브'도 '승부'와 같이 유아인 리스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하이파이브'에서 유아인은 각막이식을 받은 뒤 와이파이 같은 전자기파를 눈으로 보는 힙스터 백수 초능력자 기동을 연기했는데, '하이파이브'의 중요 키 스토리인 지성(안재홍)과 에피소드는 물론 기동의 주특기인 '핑거 스냅(손가락 튕기는 행위)'의 영화 속 활약으로 편집도 할 수 없는 실정. '마약사범' 유아인의 이미지가 히어로 기동과 '하이파이브' 전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

[SC초점] 유아인 품은 '하이파이브'→감독 퇴출 '소주전쟁'..리스크 …
24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의 제작보고회, 최영준, 유해진, 이제훈, 손현주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24/
▶ 본격 '소주전쟁' 하기도 전 '크레딧 전쟁'

녹록하지 않은 상황은 '소주전쟁'도 마찬가지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와 오로지 수익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으로 그룹이 해체된 진로그룹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 국민의 희로애락을 함께한 한국의 대표적인 술 소주를 만들고, 지키고, 삼키려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채로운 시각에서 그려낸다. 영화 '오피스'(15, 홍원찬 감독)의 각본을 쓰고 제작을 맡은 최윤진 영화사 꽃 대표가 처음으로 장편 상업 연출로 나서면서 감독 데뷔에 나선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신예 최윤진 감독이었다. 주연 배우 리스크를 안은 '하이파이브'와 달리 '소주전쟁'은 영화의 총괄인 감독 자체가 리스크가 돼 많은 잡음을 일으킨 것.

처음 논란은 '소주전쟁'이 아니었다. 최윤진 감독이 '소주전쟁'과 함께 준비하던 또 다른 차기작인 '심해'가 저작권 탈취 의혹에 휘말리면서 많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심해'의 원작자인 김기용 작가는 최윤진 감독이 '심해' 각본의 극히 일부만 수정해 2018년 12월 저작권위원회에 저작자로 등록한 사실을 2023년 10월 알리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최근 1심 법원은 '심해'에 대해 김기용 작가의 각본에 근거한 것이라며 최윤진 감독에 대해 '심해'의 저작권 말소와 원작자에 대한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최윤진 감독이 2016년부터 론스타 게이트를 소재로 한 영화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박현우 작가를 고용해 '에너미'라는 제목의 영화를 공동 집필했는데, 동일한 소재로 2019년 정지영 감독의 '블랙머니'가 개봉하면서 기획이 중단, 이후 최윤진 감독이 단독으로 소재와 스토리, 주제를 바꾼 후 '모럴헤저드'(현 '소주전쟁')의 제작사인 더램프와 계약을 맺은 것. 이 과정 역시 '에너미'의 등장인물과 스토리 일부가 '모럴헤저드'로 이어졌고 영화의 후반 작업 중 뒤늦게 사실을 안 박현우 작가가 '모럴헤저드'의 또 다른 각본가로 크레딧을 주장했다. '에너미'와 '모럴헤저드'의 유사성과 기여도를 인지한 더램프 측은 각본 크레딧에 박현우 이름을 먼저 배치, 다음 순서로 최윤진을 올릴 것을 제안했지만 최윤진 감독이 자신은 첫 번째 크레딧이라 주장하며 더램프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봉합되지 않은 채 갈등이 이어졌고 더램프는 최윤진 감독이 원작 작가들을 고의로 누락, 해당 각본을 자신의 단독 작품인 것처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문제 삼아 감독직 해촉을 통보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은 최윤진 감독은 더램프를 상대로 감독 계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며 개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도 여전히 법정 싸움이 진행 중이다. 현재 '소주전쟁'으로 이름을 바꾼 '모럴헤저드'는 크레딧에 최윤진 감독을 '현장연출'이라는 생소한 타이틀을 달았고 원안에 박현우, 각본에 박현우·최윤진 순서로 이름을 올렸다. 제작발표회는 물론 시사회, 언론 인터뷰까지 영화를 둘러싼 모든 마케팅과 행사에 감독은 제외된 상태다. 감독 크레딧을 비운 황당한 영화로 상영하게 된 '소주전쟁'의 복잡한 내막에 관객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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