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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데카르트의 아기 =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오랫동안 아기의 특성을 관찰한 심리학자인 저자도 이런 데카르트의 생각에 동조한다. 성인의 원형이랄 수 있는 아기가 "타고난 이원론자"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기라는 존재를 관찰 대상으로 삼아, 언어도 도덕도 학습하지 않은 아기 안에 이미 선악과 진위, 물질과 정신을 구분하려는 직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아기는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도 종교를 이해할 수 있다. "인식의 이원성이 있기 때문에 창조신의 존재를 쉽게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선천적인 이원론적 인식은 인간이 타인의 마음을 상상하고, 예술에 감동하며,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타인의 고통에도 반응하게 만드는 정서적이고 인지적인 기반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인간의 도덕감각, 종교성, 예술적 판단이 단순히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의 시간을 거쳐 인지구조 속에 내장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21세기북스. 364쪽.
▲ 지도로 읽는 분쟁 세계사 = 아라마키 도요시 지음. 김해경 옮김.
영국, 프랑스를 비롯한 서구 제국주의 국가는 아프리카를 침략해 마음대로 나라의 국경선을 정했다. 게다가 아프리카 지역민들이 단결하지 못하도록 부족 간 분열을 획책했다. '분할해 통치하라'(Divide and Rule)는 제국주의의 오랜 격언을 유럽 후손들은 충실히 따랐는데, 이는 후일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민족 간 분쟁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콩고를 지배한 벨기에는 물러갈 때도 깔끔하지 못했다. 식민지 콩고를 내주면서 자원이 풍부한 카탕카 주를 분탕질해 독립을 독려했다. 카탕카 주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콩고 중앙정부가 이를 가만히 두고 볼 리 없었고, 실제로 그랬다. 벨기에가 콩고 동란의 원인을 제공한 셈이었다.
앙골라도 식민제국 포르투갈이 물러가면서 혼란에 휩싸였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 미국과 소련, 중국이 대리인을 통해 내전에 참여했다.
르완다는 다수인 후투족과 소수인 투치족 사이의 내전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후투족과 투치족은 서울과 경기도민 정도의 차이로, 민족적 차이가 거의 없지만 식민모국 벨기에가 분할 통치하며 양측의 갈등을 조장한 측면이 있었다.
일본의 세계사 전문가인 저자는 아프리카 지역의 여러 분쟁을 비롯해 태국과 캄보디아의 영토 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분쟁을 설명한다. 분쟁의 근원까지 파고들어 가진 않지만, 지구상의 폭넓은 분쟁을 비교적 쉽게 해설했다.
바다출판사. 280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