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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염혜란(49)이 "뱀 때문에 '어쩔수가없다'를 거절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라 역할을 제안 받았을 때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의 배우가 있지 않나? 그냥 앉아 있어도 관능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인물이다. 게다가 박찬욱 감독이 나를 캐스팅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가 지난해 열린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로 상을 받았을 때라고 하더라. '마스크걸' 경자와 아라 캐릭터는 차이가 크지 않나? 박찬욱 감독이 '마스크걸'을 안 봤나 싶을 정도였는데 결국 박찬욱 감독을 향한 믿음으로 도전해보자 싶었다"고 설명했다.
출연을 결정한 뒤에도 여전히 걱정이 컸다는 염혜란은 "처음엔 정말 두려웠다. 박찬욱 감독 작품 중 전작 '헤어질 결심'(22)을 너무 좋아한다. 그런데 사실 그 외의 박찬욱 감독 작품은 강심장을 가지고 봐야 했다. '어쩔수가없다' 촬영 전 박찬욱 감독의 책, 사진집까지 찾아봤고 전작도 다시 보면서 공부했다"며 "내가 잔인한 장르를 정말 잘 못 본다. 가짜인 걸 알면서도 못 보겠더라. 특히나 박찬욱 감독 영화는 상징과 은유로 점철된 것인데 나는 그걸 리얼리즘으로 봐서 보는 게 십지 않았다. 캐릭터들의 상황을 실생활과 접목하니까 더 보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쩔수가없다'를 경험한 뒤에는 박찬욱 감독 작품을 전보다 재미있어하게 됐다"고 웃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이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출연했고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