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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수현기자] 김병만과 아내가 결혼식에서 '설레는 키 차이'로 화제가 됐다.
현재 돌아가신 김병만의 부모님은 사찰에 함께 모시고 있었다. 김병만은 "평소에 아내가 자주 온다. 제가 자주 못 와서..."라며 처음으로 두 아이들을 데리고 부모님께 인사를 하기로 했다.
김병만은 "꿈에서 어머니가 제 발을 주물러 주시더라. 그래서 더 보고싶어지더라. 결혼 전에 인사 드려야겠다. '마음속에 담았던 것도 이야기하고 가야겠다' 싶었다"라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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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는 "왕할머니 놀아가셨어. 나도 다 알아"라며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었다. 손주도 못 본 채 일찍 돌아가셨던 아버지.
아내는 "2006년 당시 남편과 만나다보니까 어머니랑 가족들과 친해져서 김병만이 없어도 어머님하고 잘 지냈다. '오빠가 좋으니까 부모님께도 잘해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빠가 한창 바빴을 때 아버님이 병원에 계셨다"라 했다.
당시 대장암 4기에 치매까지 있던 김병만의 아버지. 수술을 하면 치매가 더 심해졌다는 말을 들었지만 수술을 감행, 기억이 거의 없어지셨다고. 아내는 "어머님도 힘드실테니 그래서 일 끝나고 가서 어머님이랑 같이 밖에서 밥 먹고 기분을 풀어드렸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쉬는 날에 어머님 대신 제가 가 있으면 아버님이 '병만이는 왜 안오냐'고 하셨다. '나 여기서 언제 나갈 수 있냐. 집에 가고 싶다' 하셨다. 김병만이 나오는 '개콘'을 틀어드렸는데 오빠를 보고도 기억을 못하셨다"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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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은 "고맙고 구세주 이상 표현이 없다"라 했지만 아내는 "내가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라 했다. 10여년이 지나 며느리로 인사드리게 된 지금의 아내.
김병만은 "아버지 엄마 덕에 은재 다시 만났어요. 현준이 현서, 우리 은재하고 같이 안싸우고 평생 제가 잘 책임지면서 살게요"라며 부모님께 약속하며 울컥했다.
헤어 메이크업에 웨딩드레스까지 입은 김병만의 아내는 앤 해서웨이를 닮은 비주얼로 감탄을 자아냈다. 아내는 "한강에서 결혼을 하다니"라며 한껏 설레어 했다. 김병만은 "한강 말고 다음에는 어디서 하고 싶은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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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cm 키에 힐까지 신은 아내와 158cm인 김병만은 한눈에 봐도 키차이가 엄청나 눈길을 끌었다. 아내는 "마주보는 게 아니라 내려다보는 건데요"라며 농담해 막간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가족이 다 함께 아빠 김병만에게로 향하는 길. 아내는 두 아이들과 함께 버진로드 앞에 섰다. 김병만은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오는 구나 싶었다. 저한테 복을 몰아준 거 같다"라 했고 아내는 "이렇게 짧은 거리를 너무 돌아온 거 아닌가 싶다"라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김병만은 "혼자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절망에서 나를 다시 일으켜준 당신"이라며 "당신이 엄마로서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도 빛날 수 있도록 언제나 존중하겠습니다. 이제는 나의 전부가 된 당신과 짱이, 똑이가 나의 구세주입니다. 나를 구원해준 세사람. 내 행복의 주인"이라며 울컥했다.
부모님을 앞에 둔 아내는 "제 전택 존중해주시고 힘든 시간 기다리며 같이 아이들 봐주셨던 부모님. 나도 귀한 딸인데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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