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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축구클럽은 민족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FC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의 역사와 깊이 얽혀 있다. 이 클럽은 한때 스페인 프랑코 독재정권(1939~1975)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었으며 카탈루냐 독립의 표상이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축구는 성평등 운동의 최전선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국가나 기업 등 집단의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는 '스포츠워싱'(Sportswashing)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했다.
저자는 축구를 통해 세계의 정치사와 사회 운동을 읽어낸다. 식민지 해방을 꿈꾼 아프리카 축구팀을 조명하고, 난민들의 힘겨운 삶을 팔레스타인 축구팀을 통해 드러낸다. 노동자들의 꿈이 축구팀에 투영되는 과정도 소개한다.
저자는 축구 본산인 영국을 비롯해 유럽, 아메리카, 중동, 아프리카에 있는 저명한 클럽 55곳의 역사를 되짚으며 정치·사회문제와 뒤엉킨 축구의 역사를 상세히 소개한다.
나름북스. 420쪽.
▲ 인류 멸종, 생각보다 괜찮은 아이디어 = 토드 메이 지음. 노시내 옮김.
호모사피엔스만큼 자연에 위협을 가한 종(種)은 일찍이 없었다. 산업혁명 후 불과 200여년 사이에 지구환경은 크게 변했다. 기온이 크게 올랐고, 이에 따라 수많은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형 산불, 대홍수, 폭염이 계절과 무관하게 빈번히 발생한다. 국내만 해도 선조들의 지혜가 빛났던 '24절기'가 무용해진 지 꽤 됐다.
대재앙이 코앞에 닥친 시점, 미국의 철학자인 저자는 질문한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종은 멸종당해 마땅한가'라고. 저자는 임마누엘 칸트, 제러미 벤담, 피터 싱어 등 과거와 현대 철학자를 소환해 지구와 그곳에 살고 있는 많은 생명을 위해 인간이 생존할 가치가 있는지를 탐구한다.
"하나의 종으로서 집합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이 지구상에서 우리의 존속이 더 정당해질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위즈덤하우스. 212쪽.
▲ 붉은 겨울이 온다 = 정수종 지음.
여름은 오래 지속되고, 초록 낙엽이 늦가을 대로변을 뒤덮는다. 봄꽃은 이제 눈 속에서 피어난다. 낯선 엇박자이자, 자연이 보내는 위기 신호다.
환경공학자인 저자는 기후변화의 범인으로 인간을 지목한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요인은 온실가스이며, 인간이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를 심화시켰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먹고, 마시고, 거주하고, 생산하고, 즐기는 여러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가 우리의 터전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삶의 터전을 복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정치·경제·법·도덕·기술 등 우리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부문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청정기술', 탄소를 없애거나 활용하는 '카본테크', 자원 낭비를 줄이는 '에코테크' 등 지구를 살리는 기후 테크 분야는 물론, 금융과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영역을 탐험하며 환경 위기를 극복할 방안을 제시한다.
추수밭. 272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