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말속에 담긴 우리 안의 편견…'자연스럽다는 말'

기사입력 2025-10-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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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우리를 찾아줘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자연스럽다는 말 = 이수지 지음.

자연스럽다는 건 정상적이고 좋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일쑤다. 또한 필연적이어서 우리가 따르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진다. 정말 그럴까.

독일 막스 플랑크 인구학연구소에서 현대 인류의 출산과 생식행동을 연구 중인 저자는 '자연스럽다는 말'에 의문을 제기한다. "자연은 순수하지도, 편하지도, 또 쉽지도 않다"면서다.

가령 인간은 자연스러움을 추종하면서도 정작 자연스러운 걸 견디지 못한다. 여름밤 공기는 사랑해도 모기약 없이는 즐길 수 없다. 고양이의 귀여움은 좋아해도 발정기 울음소리에는 당황한다. 삶은 사랑해도 늙어가는 몸은 부정한다.

저자는 "각자의 편의에 맞게 조성된 자연만이 '자연스러움'의 가치에 포섭된다"고 지적한다.

동성애나 피임도 마찬가지다. 동성 간 성적 행동을 하는 동물은 1천종이 넘는다. 그러나 동성애는 '자연스럽지 않다'며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차별받고 있다. 피임도 오랫동안 자연스럽지 않은 행위로 여겨졌다. 인공적으로 임신을 가로막는 것은 신의 뜻을 거스른다는 이유에서였다.

저자는 "어떤 자연 현상이 좋고 나쁨의 성질을 얻는 과정에 '무엇이 좋은가?'에 대한 인간 자신의 가치 판단이 선행되고 있다"고 짚으면서 "자연에 답을 구하기 이전에 자연에 투사되고 있는 나의 가치 체계가 무엇인지 먼저 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이언스북스. 228쪽.

▲ 차별하지 않는다는 착각 = 홍성수 지음.

혐오와 차별이 사회적 위기 속에서 어떻게 특정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아 확산하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인 저자는 여성, 이주자, 난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배제와 혐오의 문제를 다양한 국내외 사례를 통해 전한다.

아울러 정치인들이 사회적 불만을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돌리며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위험한 메커니즘도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우리가 '차별하지 않는다'는 안일한 착각에 머무는 동안 불평등의 고리는 심각해지고 단단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누구든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누구든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어디에서 살아가든 차별받지 않을 환경을 만드는 것은 나의 현재가 어떠하든 어떻게 될지 모르는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차별을 막는 것은 우리 공동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어크로스. 292쪽.

▲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 = 남재작 지음.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인 저자가 한국의 농지제도부터 선진국의 식량정책까지 우리 시대의 식량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저자는 지금처럼 '식량자급률'을 높이거나 쌀 수입을 막는 정책만으로는 우리의 식량안보를 지킬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우리 식량 생산의 기반인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특히 작금의 소농 중심 농업 정책은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농지의 규모화·집적화 없이는 청년의 농촌 유입도, 혁신 기술의 도입도 어렵다고 진단한다.

김영사. 460쪽.

▲ 우리를 찾아줘 = 제이미 그린 지음. 손주비 옮김.

'외계 생명체는 존재할까?'

수많은 공상영화와 과학소설(SF)에서 다룬 주제다. 미국 과학커뮤니케이터인 저자도 이 주제에 천착한다.

저자는 류츠신, 어슐러 르 귄, 테드 창 등이 쓴 SF와 영화 '스타트렉', '컨택트'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우주 생명체와 관련한 현대 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살펴보면서 외계 생명의 존재 가능성을 타진한다.

위즈덤하우스. 356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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