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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경력의 임상심리학자인 엘런 헨드릭스는 신간 '유연한 완벽주의자'(어크로스)에서 월트 디즈니가 완벽주의자였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디즈니나 스티브 잡스처럼 완벽주의자는 대단한 일을 성취하곤 하지만, 개인적 삶까지 행복한 건 아니라고 부연한다. 완벽주의가 심해질 경우 우울증, 섭식 장애, 강박 장애와 같은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다.
책에 따르면 완벽주의자는 자기비판 성향이 강하다.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세워놓고, 사소한 결점만 생겨도 자신이 실패했다고 여긴다. 완전히 성공하거나 완전히 실패했다고 여기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사고방식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에 잘해보자는 생각 대신 가혹한 비난으로 자신을 몰아붙이고, 기준을 충족했을 때는 애초에 기준이 높지 않았다며 이룩한 성과를 깎아내린다. 저자는 이런 자기비판이 결국 당사자를 지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득보다는 손해가 많은 도구"라고 지적한다.
미루기도 완벽주의자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완벽주의자의 미루기는 제대로 하지 못할 바에야 안 하는 게 낫다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한다. 이런 '미루기'는 자기비판을 강화하기도 한다. '왜 난 항상 이 모양이지?'라는 비판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기 위해 다시 미루기에 빠져드는 악순환을 부르기도 한다.
이 밖에도 실수 곱씹기, 남과의 비교, 자신과 성과를 동일시하기 등 완벽주의자는 다양한 심리적 특징을 보인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러면서 "완벽주의는 우리를 월트 디즈니의 길, 즉 고립과 탈진 만성 불만족으로 이끌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실수는 삶의 일부다. 후회는 인간관계를 맺으며 치러야 할 대가다. 누구나 일을 망쳐본 적이 있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를 준 적이 있다. 누구나 어리석은 짓을 저지른 적이 있다. 여전히 높은 기대치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것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실패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배울 수 있다. 그것은 단순히 인간으로 살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440쪽.
buff27@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