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명세빈이 인생의 긴 공백기를 지나 다시 꽃피운 이야기를 전했다.
2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김부장 이야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명세빈이 출연해 이혼 후 겪었던 생활고, 배우로서의 좌절, 그리고 재기의 순간을 솔직히 털어놨다.
명세빈은 "한때 연기자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도 있었다. 2017년 '부암동 복수자들' 이후 활동이 뜸해지면서 나이 앞자리가 바뀌자 세상의 흐름이 달라졌다는 걸 확 느꼈다"며 "연기자를 더는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플로리스트 스쿨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꽃을 배우며 "의외로 칭찬도 많이 받았다. '이 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결혼식장 꽃 장식 아르바이트를 한 적도 있었다. "식장에서 배려를 해주셔서 눈에 덜 띄는 구석에서 작업했다. 알아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지나가더라. 잘될 땐 주위가 들썩이는데, 조용해지면 같이 조용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 명세빈은 결국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과거 함께 일했던 매니저가 찾아와 '이 배우를 꼭 다시 써달라'며 뛰어다닌 덕이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작품이 바로 '닥터 차정숙', 그리고 이어진 '김부장 이야기'였다. 다 끝날 것 같던 내 인생이 다시 회복되는 걸 보면서
'끝까지 하면 되는구나' 싶었다. 요즘은 연기가 정말 재미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드라마, 영화 대본도 많이 들어오고, 심지어 샴푸 광고까지 제안받았다"고 웃으며 "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니, 무대에 서는 게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명세빈은 2007년 11세 연상의 변호사와 결혼했지만 5개월 만에 이혼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그는 유재석의 "부부 연기를 실감나게 한다"는 칭찬에 "내가 결혼한 지 오래된 부부 역할을 해야 했는데 경험이 많지 않아서 친구들에게 많이 물어봤다"며 "짧은 결혼 후 찾아온 긴 공백기 동안 활동이 없으니 카드값도 못 낸 적 있었다. "부모님께 손 벌리기 싫어서 가방을 팔고, 기도하면서 버텼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현재 '김부장 이야기'에서 류승룡의 아내 박하진 역으로 출연 중인 명세빈은 극 중 현실적인 부부 케미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그는 "촬영 중에 류승룡 선배님 눈치를 본다. 분량이 많고 힘드시니까 제가 더 조심하게 된다"며 "저도 모르게 캐릭터 하진에 빙의돼 '오늘은 피곤하신가' 살펴보게 되더라"고 말했다.
류승룡 역시 인터뷰를 통해 "허리를 굽히고 팔자로 걷는 등 생활감 넘치는 연기를 너무 잘한다"며 명세빈을 극찬했다.
끝으로 명세빈은 "요즘은 연기 말고도 꽃이 좋고, 집에서 사람들 초대해서 밥 먹는 게 좋다. 예전엔 매일 불안했는데, 이제는 하루하루가 파티 같다"며 "가방을 팔고 액세서리를 팔지라도, 그게 끝은 아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용기를 주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