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아람 기자]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개인 계정에 올려 우려를 낳고 있다.
임동혁은 16일 자필로 쓴 손편지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그는 편지에서 "평생 연주자로 살아오면서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며 "2015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항우울제를 복용해 왔다. 항우울제 자체는 나쁜 약이 아니고 평생 먹어도 괜찮지만, 지병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고통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많은 연주자들이 정신적으로 나약해지기 쉬운 이유는 수천 명에게 박수갈채를 받다가도 호텔 방으로 돌아오면 혼자가 되는 극심한 괴리감 때문"이라며 "특히 나는 선천적으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더 견디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적었다. 그는 "많은 연주자들이 무언가에 의존하며 버티는데, 나는 술에 의지했다. 끊었다가 다시 마시기를 반복했고 '음주가무'도 좋아했다. 그 끝에 또 공허함이 기다린다는 걸 알면서도 그랬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결국 음악이 내 전부였다"고 덧붙였다.
앞서 임동혁은 전처와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불거졌던 음란 사진 전송 논란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컴퓨터에 써 두고 공개하지 않은 자료가 있다. 내가 떠난 뒤 아마 따로 공개될 것"이라며 "전 부인은 이혼 소송 중 내가 음란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나는 그런 메시지를 보낸 적도 없었고 당시 이혼 소송 중도 아니었다. 또 '거짓 미수'를 터뜨리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녹취록과 증거가 있는 사실만 나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살면서 성매매 경험이 있었고, 이는 내가 잘못한 일"이라며 "더 이상 심신이 견디지 못해 1심 판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편지의 말미에서 그는 "다소 천박해 보일 수는 있으나 내 음악은 그렇지 않다"며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고 감사했다. 12월 16일 새벽 5시 35분"이라는 글과 함께 지장을 남기며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임동혁은 2001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 최연소 우승을 시작으로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쇼팽 콩쿠르 등 이른바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