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직사각형, 삼각형'은 좋으려고 모인 가족 모임에서 해묵은 갈등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드러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희준은 이 작품을 통해 가족이라는 가장 익숙한 관계가 상황과 관점에 따라 얼마나 다른 얼굴을 갖는지에 주목했다.
'직사각형, 삼각형'은 이희준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2018년 개봉한 첫 연출작 '병훈의 하루'가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가족이라는 보다 보편적인 관계를 소재로 삼았다. 배우로 활동하며 수많은 관계와 감정의 균열을 연기해온 그는 특정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일상적인 관계 안에서 반복되는 일상의 충돌을 영화로 담아보고자 했다.
연출의 출발점에는 한 공간 안에서 인물 간의 대화와 갈등이 이어지는 구조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이희준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대학살의 신'처럼 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한국 가족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종이를 접는 방향에 따라 직사각형으로도, 삼각형으로도 보일 수 있다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이야기를 떠올리며, 동일한 사건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인식될 수 있다는 개념을 작품의 중심 설정으로 삼았다.
이러한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이희준은 배우들의 사전 준비 과정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여러 인물이 동시에 등장하고 대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품의 특성상 장면의 리듬과 감정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촬영에 앞서 배우들과 일주일간 리허설을 진행했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모든 배우가 전체 대사와 장면의 구조를 공유한 상태에서 촬영에 임했다.
배우로서 다양한 현장을 경험해온 이희준은 '직사각형, 삼각형'을 통해 자신이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관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통해 작품성을 먼저 인정받은 이번 작품은 가장 가까운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오해를 이희준만의 거리감 있는 시선으로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