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한복만 입으면 시청률과 화제성이 수직 상승한다. 배우 박지훈과 변우석이 나란히 사극으로 흥행 행진을 이어가, "두 사람의 퍼스널컬러는 사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지훈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감독 장항준)에서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단종 이홍위 역을 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 엄흥도(유해진)와 단종이 함께 생활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에서 박지훈은 섬세한 눈빛과 절제된 표현력으로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누적 관객수 1600만 명을 기록한 흥행의 중심에는 박지훈의 절제된 연기가 있었다. "나는 이제 어디로 갑니까"라는 한마디에 단종의 처연한 운명을 담아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큰 동요 없이 절제된 연기 안에 깊이 있는 감정을 녹여낸 박지훈 연기는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단종 오빠', '전하' 등 다양한 애칭이 쏟아진 것은 그만큼 캐릭터와 배우가 하나로 녹아든 결과다.
변우석은 MBC와 디즈니+에서 공개되는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이안대군 역을 맡아 글로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에서 변우석이 연기하는 이안대군은 신분 말고는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마음속 불꽃을 숨기고 살아온 왕실의 차남이다.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태생적 한계 속에서도 평민 출신 재벌 성희주(아이유) 앞에서만은 무장해제되는 눈빛과 표정, 그리고 내진연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히 청혼하는 '직진 남주'의 면모로 시청자들의 심쿵을 유발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두 사람의 인연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에 함께 출연하며 이미 남다른 '한복 자태'를 뽐낸 바 있다.
당시 박지훈은 조선 최초의 이미지 컨설턴트 고영수 역을 맡아 발랄한 매력부터 백정의 아들이라는 아픈 과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성인 배우로서의 성공적인 신호탄을 쐈다. 변우석 역시 한량 도령 도준 역으로 분해 하얀 손으로 머리칼을 넘기며 한양 규수들의 마음을 훔치는 천재적인 정보꾼의 면모를 선보였다.
7년 전 '꽃파당'의 막내와 한량으로 만났던 두 소년은 이제 각각 1600만 관객을 이끄는 주역과 글로벌 OTT의 황제로 우뚝 섰다. 시대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사극 DNA'를 증명하고 있는 두 배우.
박지훈은 이제 한복 대신 군복을 입고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변우석은 반환점을 돌아선 '21세기 대군부인'으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