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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고구마 전개? 이유 있었죠"…'허수아비' 이지현 작가·박준우 감독, 뜨거운 진정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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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감독(왼쪽), 이지현 작가.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박준우 감독(왼쪽), 이지현 작가.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허수아비'가 역대 ENA 월화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이지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은 지난 여정을 돌아보며 시청자들에 뜨거운 작별 인사를 나눴다.

지난달 26일 종영한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는 연쇄살인사건의 진범을 수사하던 형사가 자신이 혐오하던 놈과 뜻밖의 공조 관계를 맺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모범택시' 시즌1을 집필한 이지현 작가와 박준우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날 방송된 최종회 시청률은 전국 8.1%, 수도권 8.3%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박 감독은 "사실 드라마가 이렇게 잘될 줄 몰랐다. 저희가 처음 준비하고 기획한 게 5년 전이다. 그 이후 작가님과 제가 채널 편성을 받으려고 시도를 했는데, 내용이 너무 무겁고 어두워서 고사를 많이 하시더라. 그래서 어떻게 하면 편성을 받을 수 있을지 고민을 하다가, 초반부에 스릴러 장르를 많이 가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과정에 대해 "5년 전에 작가님과 '모범택시' 시즌1을 했다. 그 해 촬영이 5월 정도에 끝났다. 이후 작품 말미에 나온 에피소드와 관련해서 작은 다큐멘터리를 하나 찍었는데, 그때 뵀던 분이 윤성여 선생님과 김용복 선생님이다. 성만 역할에는 윤성여 선생님이, 혜진 역에는 김용복 선생님의 따님이 모티브를 주셨다"며 "실제로 김용복 선생님은 딸이 실종됐다고 알고 계셨는데, 이춘재 때문에 딸이 피해자인 걸 알게 되셨다. 선생님이 지나가는 말로 '이런 것도 드라마로 할 수 있냐'고 하셨는데, 저도 처음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전부터 범죄사건으로 그 시대를 보여줄 수 있는 드라마를 하고 싶었고, 작가님을 6개월 동안 설득했다"고 밝혔다.

이지현 작가(왼쪽), 박준우 감독.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이지현 작가(왼쪽), 박준우 감독.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이에 이 작가는 "감독님이 '모범택시' 시즌1이 끝나고 제안을 주셨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 실화를 다루는데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땐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머릿속으로 정리가 잘 안되어서 6개월간 거절했다. 감독님이 한 두 달 뒤에 또 오셔서 관련 책을 읽어보라고 주시더라. 마치 저한테 거절을 당한 걸 잊으신 것처럼 또 제안을 주셨다. 드라마를 잘 끝내놓고 보니 그때 저를 포기하지 않고 작가로 참여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다소 답답할 수밖에 없었던 극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 감독은 "스튜디오지니 관계자 분들이 제발 사이다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랑 작가님은 현실 이야기여서 그렇게 갈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피해자가 이 두 분뿐만이 아니라 더 많이 계신다. 제가 이 드라마를 하겠다고 한 계기가 진실화해위원회에 올라간 피해자만 50~60분 계셨고, 돌아가신 분들도 꽤 많이 계시다고 들었다"며 "그런 부분을 다행히 ENA와 스튜디오지니 측에서 충분히 양해해 주셨다"고 말했다.

오랜 고심 끝에 완성된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감독은 "저희는 확고히 처음과 끝을 노년 역할로 두고 알맹이는 젊은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찾았다. 박해수는 원픽이었고, 나머지 역할들은 좀 더 고민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 좀 일찍 정문성을 픽했다. 저와는 연이 없었는데, 대본을 주면서 참여해 줄 수 있겠냐고 했을 때 바로 하고 싶다고 답을 받았다. 그 이후 늦게 이희준도 캐스팅을 했다. 모든 배우들이 공통적으로 30년 정도의 시간 흐름을 표현할 수 있어야 했다. 배우들도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서지혜 등 젊은 배우들도 노년 연기에 욕심을 냈는데, 우리가 감당 못할 것 같더라. 분장이 어려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특히 박해수와 이희준은 연극계 선후배이자, BH엔터테인먼트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박 감독은 "처음엔 둘이 같은 소속사인 걸 몰랐다. 손석우 대표가 이번만 시키고, 다신 같이 안 시키겠다고 해서 그러시라고 했다"며 "그러고 나중에 두 배우를 만나봤는데, 실제로 굉장히 친하더라. 또 정문성, 곽선영도 뮤지컬을 함께 하면서 친해졌더라. 네 배우가 모두 연기에 대한 부심이 크고, 서로 안 지려고 엄청 준비를 많이 해왔다. 곽선영은 현장에서 NG를 전혀 안 내서 '언제 NG를 내나'하고 지켜봤는데, 막판에 한 번 내더라. 계속 한 테이크에 다 쳐내니까 경쟁이 붙었다. 곽선영은 저와 전작 '크래시'를 함께 하고 '크래시2 : 분노의 도로'도 촬영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중심을 많이 잡아줬다. 원래 그런 캐릭터가 아닌데, '허수아비' 촬영장에선 남자 선배들 사이에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박해수와 곽선영은 '허수아비' OST 가창에도 참여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박 감독은 "실제로 정문성도 그렇고, 이희준도 노래를 굉장히 잘한다. 장기자랑을 할 때도 잘했다"며 "그러나 작품의 정서를 고려해봤을 때 박해수와 곽선영이 OST 가창에 참여해줘야 할 것 같았다. 정문성과 이희준도 노래를 달라고 했는데 주지 못했다"고 비화를 전했다.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 스틸. 사진 제공=KT스튜디오지니

이 작가는 범인이 정문성임을 빨리 공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허수아비'가 지닌 여러 의미가 있는데, 그걸 다 다르게 차용했다. 1부부터 범인이 밝혀지기까진 허수아비인 척하면서 살인을 저지르는 용우가 허수아비이고, 7부에서 용우가 진범 이기환인 게 밝혀진 이후로는 다른 허수아비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 그 시대에 범인을 잡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공권력이 허수아비가 될 수도 있는 거다. 또 범인을 끝까지 잡으려고 했지만 범인을 잡지 못한 태수가 허수아비일 수도 있다. 후반부에는 다른 허수아비가 극을 이끌어갔으면 했다"고 전했다.

이에 박 감독도 "장단점이 있긴 한데, 빨리 범인이 밝혀져야 저희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서 7부에 공개되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했다"며 "작가님도 그렇게 대본을 써주셨고, 편집도 기존 드라마 편집의 관성이나 템포를 무시하고, 음악도 안 깔고 엇박자로 했다"고 말했다.

이지현 작가(왼쪽), 박준우 감독.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이지현 작가(왼쪽), 박준우 감독. 사진 제공=스튜디오 안자일렌

끝으로 '허수아비'가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는지 묻자, 이 작가는 "초반엔 '허수아비'가 많은 분들에게 오래 기억될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감히 꿈을 꾸지 못했다. 그래도 마지막 화까지 보셨을 때 조금이라도 여운이 간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감독도 "윤성여 선생님과 김용복 선생님 등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많이 계신다. 저희 딴에는 노력을 한다고 했는데, 그분들이 작품에 대해 만족하실지 잘 모르겠다. 저희한테 직접 말씀을 못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이 이춘재 살인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랐는데, 얼마나 됐을지 잘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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