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테디는 역시 테디였다.
테디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소속 힙합 그룹 원타임으로 데뷔,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흔든 장본인이자 현역 활동 종료 후에는 프로듀서로 변신, 2NE1과 블랙핑크라는 K팝 간판 걸그룹을 만들어냈다.
그런 그가 더블랙레이블로 독립한 뒤 처음 내보낸 걸그룹이 바로 미야오다. 수인 가원 안나 나린 엘라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은 데뷔와 동시에 업계의 주목을 받더니 1일 발표한 EP 2집 '바이트 나우'로 홈런을 예고했다.
타이틀곡 '띠로리'는 멜론 핫100 9위, 최신차트 1위를 강타했고 앨범은 초동 30만장을 돌파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이들의 성장세보다 무서운 건 테디의 치밀한 전략이다.
테디는 음악부터 차별화를 뒀다. 최근 K팝 아이돌 음악은 '이지리스닝'으로 통일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테디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를 힙합 비트에 얹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시도를 했다. 과감하고 거친 질감의 사운드는 신선한 청각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욱 놀라운 건 퍼포먼스다.
'띠로리'는 악랄한 강도의 안무를 자랑한다. 멤버들은 쉴 새 없이 발을 구르고, 런지나 스쿼트 처럼 무게 중심을 낮춘 채 한쪽 다리로 전신을 지탱하는 자세를 끊임없이 소화한다. 여기에 격렬하게 목을 돌리고 상하체를 동시에 꺾는 팝핀 요소까지 넣어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방불케 하는 안무를 선보인다. 더욱 경악스러운 부분은 초반에 댄스 브레이크를 몰아치는 게 아니라 후반부로 갈수록 강도가 높아진다는 것. 멤버들은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일명 '쉬어가는 파트'가 전무함에도 흔들림 없는 생라이브를 펼친다.
그런데 더한 곡이 있다. 시에나 라루가 참여했다는 수록곡 '힛뎀'이다. '힛뎀' 무대에서 멤버들은 아예 작정한 듯 권투 글러브까지 끼고 나와 발차기, 가위차기, 매트릭스 허리꺾기, 플랭크 응용 동작 등 말도 안되는 퍼포먼스를 소화한다. 곡이 후반부로 달려가며 안무는 계속 강도를 올리지만 멤버들은 숨찬 기색 하나 없는 편안한 얼굴로 라이브를 선사한다. 팬들조차 '고강도 홈트' '땅끄부부냐', '식스팩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라며 혀를 내둘렀을 정도.
걸그룹이 예쁨을 과시하며 표정 연기만 해도 모자랄 판에 테디는 왜 이렇게 크로스핏 울고갈 수준의 극기훈련 안무를 붙였을까. 한마디로 '실력 과시 치트키'로 정리할 수 있다.
최근 K팝 팬덤의 보는 눈이 높아지면서 아이돌에게는 비주얼 뿐 아니라 완벽한 실력이 요구된다. 자체 프로듀싱, 라이브 실력, 정확한 칼군무를 다 갖춰야 '실력파'로 인정받을 수 있다. 테디는 이 지점에 집중했다. 고강도 안무를 추면서 정확한 라이브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내세워 미야오는 실력으로는 입을 댈 수 없는 '괴물 신인'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이를 통해 2NE1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무대 장악력과 야성미를 보여주며 타 그룹과는 차원이 다른 힙한 아우라를 심어줬다. 이런 전략은 해외에서 유행하는 댄스 트렌드와도 정확히 맞물려 떨어졌다. 타격감이 큰 동작은 글로벌 팬들이 열광하는 숏츠나 커버 댄스, 리액션 영상 등에 최적화 됐다는 평이다.
즉 테디는 '미야오는 무대를 찢는 실력파'라는 것을 가장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 음악부터 안무까지 치밀한 설계를 한 것이다. 그의 천재적 프로듀싱이 어디까지 미야오를 올려놓을지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